어머니

By | 2014년 8월 8일

지난 수요일 늦은 오후에 어머니로 부터 전화가 왔다. 온 몸이 춥고 떨리는 증세란다. 읍내 종합병원에 응급실에 가시라고 말씀드린 후에 진도로 내달렸다. 왕복 6시간이 넘는 운전으로 인해 전주에 거의 올 무렵에는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다음날 오전 전북대학병원에 입원하고 오늘까지 입원해 있다.

좀 더 건강하게 여생을 보냈으면 하는 자식의 바램은 세월의 힘을 이길 수 없음을 느낀다. 육신이 늙고 병드는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영혼 만큼은 평안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어렸을 때 수많은 형제들속에서 만들어졌을 수많은 기억들이 아직도 어머니를 누루고 있다. 마음이 여리고 착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느끼는 바이지만, 어머니의 마음속에 진정한 참된 평안이 아직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버지는 결코 짧지 않은 투병의 시간 동안에 그동안 살아오셨던 모습 그대로 연약해가는 육신속에서도 영혼만큼은 견고히 붙잡고 가셨었는데, 어머니는 그 영혼마져도 약해져가는 느낌이다. 어머니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장차 가게될 저 천성에 대한 소망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아들로써 가장 마음 아픈 대목이다.

나는 효자가 아니다. 착한 아들도 아니다. 그냥 아들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ERCP로 담도의 돌과 OOOOO을 제거했고,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어머니의 육신을 앞으로 계속해서 허약해 질 것이다. 나는 어머니께서 약해져가는 육신속에서도 영혼만큼은 평온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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