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도둑맞다

By | 2014년 8월 4일

발생학총론 3시간을 강의하고 늦게 학생식당에 갔다(어머니 입원실까지 다녀오느라 더욱 늦은).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은 채 20여명이 안된다. 입구 우산꽂이에 우산을 꽂고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우산이 없다.

헉!

아무리 주변을 봐도 없다. 사실 들어가면서 좀 찜찜했다. 내가 조금 아끼는 우산이었기 때문이다. 많이 복잡할 때는 매표소 입구에 세워두기도 하는데, 우산이 몇 개 없는 상황에서 설마하는 마음으로 우산꽂이에 놔둔 것이 화근이었을까?

우산이 보이질 않자 갑자기 대만 타이페이가 떠올랐다. 호텔입구에 우산을 놔두고 누구나 사용하고 돌려놓는 좋은 문화를 말이다. 세계 경제대국 중 하나인 한국의 수준은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언제까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며 살 것인가? 타인을 믿을 수 있는 수준의 사회는 정말 없는 것일까? 우산을 잃어버린 것 보다, 서로를 경계하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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