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세상사는 이야기

Piano 1990-2017

결혼 몇달 전에 나는 피아노를 덥썩 구입했다. 브랜드는 삼익피아노이다. 다섯달치의 조교봉급에 해당되는 금액이었다. 결혼 후에 힘들게 할부를 갚아나갔다. 아내도 피아노를 배우면서 조금 쳤고(아이들 키우느라 금새 포기하고 말았지만), 아이들은 자주 연습을 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간 이후에는 가끔 재미로 피아노를 쳤을 뿐이다. 나도 삶이 바빴던 시절이라 피아노 앞에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다. 피아노는 늘 거실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장식품에… Read More »

작은 볏집 바구니

우리 집에는 작은 볏집 바구니 하나가 있다. 우리가 보통 “메꾸리”라고 부르는. 나의 친할아버님이 만들어주신 물건이다. 진도에서 농사를 지으셨던 할아버지는 두가지의 취미가 있었다. 하나는, 시조를 읊는 것이고, 또하나는 볏짚으로 작은 바구니를 만드는 것이었다. 방학 때 할아버지 댁에 가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셔서 시조 한구절을 읊으시던 목소리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할아버지는 내가 의과대학에 다닐 무렵 전주 대사습놀이에 장년부 시조대회에 참가하신 적이… Read More »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2월에 세웠던 계획대로 캐나다 여행이 진행되었다면 나와 아내는 내일 출국을 해야 한다. 수술 후 회복이 늦어지면서 국제선은 두달전에 티켓구입비용의 절반 정도를 되돌려 받았다. 문제는 에어캐나다(Air Canada)의 국내선 티켓이었다. 구입할 당시에 ‘non-refundable’ 티켓을 구입한 이유로 일반적인 환불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몇가지 방향을 생각했었다. 첫번째는, 그냥 표를 버린다. 내년 이맘 때쯤까지도 아내가 온전하게 회복을 못할 것 같다고 판단되는 경우이다. 변경하더라도… Read More »

이사갈 준비 7

장모님의 장례를 마치고 이것저것 마무리를 하고나서, 아내와 함께 집안을 계속 정리 중에 있다. 이사는 아직 3개월이 남아 있지만, 캐나다에서 온 후로 14년간 쌓인 짐들을 정리하고 있다. 두 아들이 외지로 공부를 하러 떠났을 때에도 우리 부부는 짐을 정리하지 못했다. 정말 바쁘게 살아온 시간들이었다. “정리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게 바쁘게 살아온 시간들이었잖아요?”라고 아내가 말을 한다. 그 말이 맞다. 오늘은 두 아들이… Read More »

장모님의 장례를 마치고

지난 토요일(2017.9.16.)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에 장모님은 하늘나라로 가셨다. 4월에 아내가 혼자서 어머니를 뵙고 온 후로, 나와 아내는 어머니를 찾지 못했다. 아내의 수술 이후에 장시간 차를 탈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요일에 “중간에 몇 번 쉬어가더라도 일단 출발해 보자”라며 구례로 출발을 했다. 순창에서 한번 쉬고 구례 읍네까지 달렸다. 그리고 어머니를 뵈었다. 음식을 제대로 드시지 못한지 많은 시간이 흐른… Read More »

이사갈 준비 5

이번 여름을 지나면서 아내가 “물건을 하나씩 하나씩 버리면 어때요?”라고 말을 했다. 다리와 몸이 불편해진 아내는 집안 정리를 한꺼번에 하는 것 보다는 하나씩 하나씩 여유롭게 하자는 뜻이었다. 따라서 생각이 날 때마다 하나씩 내다 버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사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어제 오후에도 금호도서관에 책을 기증했다. 도서관에 비치해도 될 만한 낡지 않은 책들 중에서 주로 시리즈로 되어 있는 책들만… Read More »

이사갈 준비 3

며칠 전에 옆 라인에 사시는 교회 권사님으로 부터 “집을 내놓은 것 같은데 보러 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처음 그 권사님의 지인을 소개해 주는 줄 알았는데, 딸이 이번에 결혼하면서 집을 구하는 것이었다. 오늘 오전에 약속을 해둔 상태이다. 문제는 어젯밤 아내가 “꼭 이사를 가야겠냐?”는 질문을 한다. 본인의 몸이 힘든 상태에서 이사를 하는 과정을 전혀 도와줄 수 없는 부담감과, 청소 등… Read More »

“Lunge”를 추천합니다.

지난번에 “요즈음 하고 있는 유일한 운동, Reverse Lunge“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글은 그 글의 연장선에 있다. 왜냐하면 Lunge가 참으로 많은 장점을 가진 운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Lunge에 대하여 다시금 글을 남겨 놓는다. 하체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은 참으로 많다. 걷기와 달리기 뿐만 아니라, 수많은 스트레팅과 운동이 있다. 그 중 일반인들이 도구없이 혼자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이 바로 Lunge와… Read More »

자전거를 타더라도 헬멧은 꼭 착용해야…

주일 예배 마치고 걸어오는 중에 주공 3단지 안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남자 아이와 지나치면서, “안녕!”이라고 인사를 보내니, “안녕하세요”라고 화답을 해온다. 전주에서는 참으로 이런 장면을 연출하기 힘들었는데,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도 내게 행복으로 다가온다. 그 아이를 보니 헬멧을 쓰고 있었다. 요즈음 도로에서 보면, 자전거를 타면서 헬멧을 쓴 사람을 보기 힘든데 이 친구는 헬멧을 쓰고 있었다. 자전거 뿐만 아니라… Read More »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서울 강서구에 장애인학교를 설립하는 문제로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반대하고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청회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장애인을 둔 부모들이 하나 둘씩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는다. 저는 그 동영상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이 지나고 오늘에서야 이 글을 남겨두기 위해 영상을 캡쳐하면서 다시 보게 되었다.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사전적 의미로는 “항복하거나 굴복하다.”이다.…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