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42] 금골산

By | 2014년 9월 18일
금골산 80년대말이나 90년대 초에 찍은 사진 (스캔)

내가 다녔던 금성초등학교와 군내중학교 뒷편에는 금골산이 있다. 두 학교의 교가에도 어김없이 금골산이 등장한다. 금골산은 해발 193m의 돌산이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자주 오르던 산이었다. 중학교 이후에는 올라간 기억은 없다. 금골산은 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을 나타내지만 주로 정면에서 보아왔다. 어릴 때 살던 장언리에서 학교를 오는 방향이나, 이사를 갔던 금골리에서도 정면에서 바라보게 되어 있다. 상세한 정보는 진도군에서 제공하는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에게 금골산은 어릴 때부터 계속 보아온터라 그리 감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늘 그렇게 거기에 말없이 있는 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도를 방문하게 되면 꼭 한번씩 바라보게 된다. 그 아래에는 내가 다녔던 금성초등학교와 군내중학교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금골산에 대한 어릴 때 기억 몇가지를 떠올려 본다.

금골산을 “산골산”이라고도 불렀다. 이유는 바로 “산골”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 산골이라는 것은 금골산의 돌을 쪼개면 정육면체의 철분덩어리가 나온다. 신기하게 정육면체를 하고 있다. 내가 봤던 산골은 길이가 5정도 되는 산골이었다. 그것이 정말 철분성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녹이 슬어 있었기 때문에 철분성분이라고 지금까지 생각해 왔다. 그 산골을 갈아서 골절환자에게 먹이면 뼈가 빨리 붙는다는 속설이 있었다. 실제로 우리 앞집 아이가 골절상을 입었을 때 그렇게 했었다.

금골산은 절벽이 매우 심한 돌산이다. 매우 위험한 산이다. 내가 어렸을 때 그곳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은 없었다. 떨어져서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있었지만 몇십미터의 산에서 떨어져도 살아남았다. 그런데 4학년 때 우리반 아이가 동생을 밀치다가 그만 발을 헛딛어 실족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름이 허충열이라고 기억된다. 안농리가 집이었고, 담임선생님과 아이들 몇명이서 조문을 간 적이 있다.

금골산에 대한 많은 전설이 있었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당시에 매일 금골산을 바라보고 사는 우리들에겐 또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했다.

지금의 금골산은 내가 어렸을 때의 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나무가 너무 많아졌다. 사람들이 오르지 않는데다가 땔감으로 나무를 쓰지 않기 때문에 산의 아랫쪽 숲이 울창해졌는데, 돌로 된 윗부분에도 어느덧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금골산의 특징은 돌산위에 소나무 하나가 있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나무와 풀이 무성해져버린 느낌이다.

금골산 아래에 있는 금성초등학교(금성국민학교)와 군내중학교의 교가에 금골산은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2015년 2월 19일에 찍은 금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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