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백원의 기쁨…

By | 2011년 6월 2일

전주는 아주 작은 도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5천원 하나 달랑 들고 택시를 타도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었다. 지금도 만원을 넘는 곳은 거의 없다. 학교에서 집까지 가더라도 6,7천원이면 충분하다. 또 전주는 택시의 비율이 매우 높다. 지하철도 없고. 버스의 노선은 정말 열악하다. 따라서 택시가 많긴 한데, 택시 기사들의 말에 의하면 거리는 짧고 택시는 많은 이유로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택시기사가 되는 일은 최후의 선택이라고 까지 말한다.

10여년 전부터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시작된 “택시요금 잔돈 안받기 운동”은 현재는 조금은 흐지부지되었지만, 내 개인적으로 계속 해 오고 있다. 전주에서 택시타면 멀면 7천원 가까우면 기본 요금이 나온다. 어젯밤에도 전북대학교 구정문까지 가는게 기본요금인 2,200원이 나왔다. 한국에선 팁 문화도 없기도 하거니와 사실 2,200원 기본요금의 거리를 가자고 하는 것 자체가 조금은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수년간 택시요금 잔돈 안받기 운동의 결과는 더욱 재미있다. 언젠가 부터 1,2백원 이 더 나오면 택시기사들이 오히려 안받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물론 다 그러는 것은 아닌데, 최근 몇번의 경험이 미소를 짓게 만든다. 몇백원 남은 동전은 깡통에 차곡차곡 쌓일 뿐 특별한 기능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잔돈 몇백원을 받지 않음으로서 택시 기사의 목소리 톤이 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잔돈을 받지 않을 때는 더욱 행동이나 말투를 조심하고 있다.

아무튼 열악한 택시기사들의 운전환경이나 요금체계 등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까지 거론하고 싶지 않지만, 잔돈 안받기 운동은 제 스스로 지켜가면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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