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타학과를 강의하기도 하는데…

By | 2015년 9월 1일

Screen Shot 2015-09-01 at 8.46.55 AM의대교수들은 수업시간이 많지 않다. 해부학교수들은 그나마 의대에서 수업이 많은 편이다. 따라서 의대교수들은 일반교수들과 같은 시수를 채울 수 없는 구조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의대사회에서는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의과대학에서 의대 뿐만 아니라 일반 학과의 강의가 있는 경우는 예방의학이나 해부학 정도일 것이다. 나도 수년간 공과대학의 강의를 했었다. 1학기에는 해부학을 다른 교수가 강의하고, 2학기에는 내가 신경과학(신경해부학 보다는 신경과학쪽에 치우쳐서)을 강의한다. 지난 여름에 1학기 강의하는 교수와 함께 그 학과의 강의를 맡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그 학과를 졸업한 졸업생으로 부터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메시지가 왔다. 나의 강의를 듣고 진로의 방향을 정하고 실행한 학생이다. 아마도 이 학생은 나의 강의가 아니었어도 그렇게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개척했을 학생이지만, 이렇게 메시지를 받고나니 보람으로 느껴진다.

학과에 상관없이 나는 강의를 진지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내게 주어진 시간들이기 때문이다. 나의 이런 마음이 그들에게 전해지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다른 대학에 출강을 가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번 학기의 간호학과 강의도 마찬가지이다. 어제 강의실을 둘러보고 프로젝터의 상태와 음향시설 등을 점검했다. 다음주 월요일 첫강의 때 우왕좌왕하지 않는 모습으로 강의를 시작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내가 준비한대로 강의가 진행되길 소망한다. 하나의 큐시트에 따라 프로그램을 진행하듯이 말이다.

아무튼 아침에 이런 메시지를 받으니 내가 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삶의 시간을 주께 하듯이…

2 thoughts on “때론 타학과를 강의하기도 하는데…

  1. 김은영

    감수성 예민한 학창 때 선생님의 가르침이나 조언 한마디는 인생을 가르기도 하죠. ‘너는 이렇게 하면 잘 할 것 같다’는 훈수를 던져 주셨던 선생님의 목소리,
    지금도 쟁쟁합니다.
    ‘스승이 없는’ 이 시대에 김 교수님은 진짜로 훌륭한 선생님이십니다.
    >> 케이프타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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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칭찬해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좋은 학생이 제게 좋은 글을 남겨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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