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그리고 등록금

By | 2016년 8월 3일

대학 등록금이 참으로 비싸다. 최근 11년간 의전원 제도가 유지되면서 의대나 의전원의 등록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서울의 사립대들(의대가 아닌 일반학과 포함)의 등록금 장사는 과연 대학이 교육기관인가?라는 생각마져 갖게 한다. 그나마 지방에 있는 국립대학들의 등록금은 이성적(?)이기도 하다.

저의 두 아들은 감사하게도 국립의대라서 그나마 등록금이 조금은 부담이 적다. 아들들이 모두 대학에 다니면서 등록금을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빌렸기 때문에 졸업 후 자신들이 모두 갚아야 한다. 이것은 아들들의 약속이기도 하다. 큰 아들은 벌써 갚기 시작했다. 물론 공무원연금공단은 “졸업 후 2년 거치 후 상환”이기 때문에 더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봉급을 받자마자 제게 그 반환금을 보내고 있다. 큰 아들이 졸업한 대학은 일반학과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서 그나마 부담이 적은 액수이긴 하지만, 봉급 받을 때마다 꼬박꼬박 일정액을 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혀로 아스팔트를 핧는다는 인턴기간에 말이다.

지난 토요일에 큰아들을 잠깐 만나고 왔다.

“내 주변에 등록금을 반환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라고 푸념어린 말을 내뱉는다(그렇다고 불평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한마디 한다.

“그나마 너는 나은 편이다. 주원이는 너보다 배를 내뱉어야 한다”라고 말이다. ㅋㅋㅋ

한국의 부모들은 대단하다. 자녀들의 대학등록금은 물론이고 결혼자금까지 대준다. 지구상에 이런 부모들이 어디에 있을까? 나는 이미 아들들에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이야기해 두었다. 대학등록금은 물론이고 결혼자금도 자신들이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분들에게 하면 거의 농담으로 받아들인다. 그나마 다행이다. 정신이상자로 받아들이지 않고 농담정도로 받아 들여주어서 말이다.

아무튼 한국의 부모들은 비싼 등록금 때문에 자신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대학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올라도 너무 올랐다. 대학에 목숨(?)거는 사회적 구조 때문에 대학들이 ‘교육’이라는 본질을 잊은 채 점점 장사속으로 변하는 듯 하여 씁쓸하다. 더구나 대학에서 제대로 학문을 습득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총체적인 사회문제로 인식해야 할 때인 듯 하다.

4 thoughts on “대학 그리고 등록금

  1. 바다기린

    옳은 말씀이에요 ^^ 사립 의대 학비는 정말 대단 하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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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은영

    부모님의 뜻을 잘 이해해 주는 아드님들이 대견합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앞으로 살아가는데 좋은 가르침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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