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여행 15. 전주에서 오클랜드까지

By | 2017년 2월 26일

뉴질랜드 여행 첫째날과 둘째날 : 전주에서 오클랜드까지

집안정리 및 전주 출발

여행 떠나기 며칠 전부터 집안정리를 계획을 세워서 출발 직전까지 정리를 했다. 2주 이상을 집을 비워야 하니 이것저것 정리가 필요하다.

빨래하기 – 빨래통에 젖은 빨래를 놔두면 안될 듯해서 빨래를 전날 밤까지 했이다. 빨래통에 아무것도 남지 않도록 빨래를 했지만, 역시나 출발하는 날 아침에 나오는 빨래는 어쩔 수 없이 빨래통에 남겨 두어야 했다.
쓰레기통 비우기 – 쓰레기통도 마찬가지였다. 음식쓰레기도 완전히 치우고, 싱크대에 음식물을 걸러내는 필터청소도 전날 저녁에 열심히 해 놓았다. 먹다 남은 귤도 모두 냉장실에 넣었다. 냉동실은 몇일 전부터 이미 잘 정리를 해놓았다.
전등 세팅하기 – 전등을 계속 켜놓고 가는 것과 아예 꺼놓고 가는 것을 생각하던 중, 타이머 콘센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하루 24시간을 15분 단위로 나누어 작동되는 타이머가 달린 콘센트가 시중에 나와 있다. 원래 가지고 있던 타이머 콘센트를 이용하여 두 개의 전등을 붙여 놓았다. 보완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하는 생각이 있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전등은 LED 전구가 달린 스탠드 두 개를 거실과 주방쪽에 설치해 두었다. 저녁 6시반부터 11시까지 켜지고, 그 이후에 꺼진 후에 다시 아침 5시반부터 8시까지 켜지도록 작동한다. 그리고 계량기의 수치를 사진을 찍어 두었다. 그동안 얼마정도의 전기가 사용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함이다.
수돗물 잠그기 – 모든 짐을 챙긴 후에 손을 씻고나서 수돗물을 잠궈 두었다. 2년 전에 보일러관이 터진 사건 때문에 아예 물을 잠궈두고 출발하려는 것이다. 밖에서 수돗물 계량기를 잠궈 놓으니 물난리 날 걱정은 없어지는 셈이다. 오래된 아파트라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혹시 그 사이에 수도검침원이 와서 보고 ‘왜 잠겼지?’라고 생각하고 켜놓을 수도 있긴 하지만, 일단 나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은 해 놓는 것이다.
도시가스 잠그기 – 가스렌지와 보일러가 도시가스로 작동이 되는데,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부분의 레버를 아예 잠궈버렸다.
전주에서 인천공항 가기

전주에서 인천공항을 가는 방법은 주로 공항리무진을 이용한다. 우리는 KTX를 이용하기로 했다. 전주에서 공항까지 직접 운행되는 직통 KTX가 있긴 하지만 비행기 출발시간이 맞질 않았다. 따라서, 전주역에서 용산역까지 가는 KTX, 용산역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지하철,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AREX 열차를 각각 이용하기로 했다. 용산역에서 서울역까지의 주어진 시간이 30여분 정도 되어서 약간의 긴장을 했지만,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다. 차분하게 AREX를 탈 수 있었다. 문제는 서울지하철역에서 AREX로 가는 통로(15번 출구)가 이용자들이 헷갈리게 되어 있다. 지난 봄에 일본에 갈 때도 그런 이유로 인해 요금을 두번 지불하는(열차 시간에 쫒겨서 환불 받지 못했다) 일이 있었는데, 표지판을 헷갈리게 만들어 놓았다. 예를들어, 그냥 AREX하나로 통일하면 좋은데 중간에 말이 바뀌어서 “인천국제공항 열차”라는 식으로 표현을 내놓았다. 그냥 AREX만 있으면 헷갈리지 않는데, 굳이 다른 표현을 사용함으로서 일반 사용자들은 혼동을 가져온다. 그런 표지판이 비단 이곳만 그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AREX를 타는 티켓을 미리 예약했기 때문에 예약된 종이를 보여주고, 다시 카드를 받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수동과정으로 직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카드가 있어야 기준층(지하3층)에서 지하 7층으로 갈 수 있고, 거기서 열차에 탈 수 있다. 지하 7층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고, AREX내에 있는 화장실(4호차)을 이용해야 한다. 나중에 인천공항에 도학해서 출구로 나갈 때 통과머신에 이 카드를 넣어서 반납해야 통과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전주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이렇게 몇 번의 환승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피곤한 일이다. 이렇게 열차와 지하철을 이용한 것은 매우 잘 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인천에서 광저우 가기

처음 타보는 중국남방항공(China Southern Airlines)에 대한 기대반, 우려반으로 3층 출국장에 있는 중국남방항공 부스에 갔는데, 출발 4시간 전부터 머신을 통해서 탑승권을 자동으로 발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었다. 역시 인천공항은 국제공항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정확하게 4시간 전에 머신이 예약번호를 인식해서 탑승권을 받고, 이렇게 탑승권을 받는 승객의 짐을 따로 부쳐주는 부스가 있어서 쉽게 짐도 부치고(인천에서 부치면 오클랜드에서 찾음. 중간에 환승[transfer]하는 광저우에서는 찾을 필요없음.) 백팩만 하나 메고 4층 식당가로 올라가 식사를 했다.

양치질을 하고 나서 KT로밍센터로 갔다. 몇 주전에 전화상으로 문의했던 것과는 약간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다(KT도 영리업체 수준을 못벗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16일간의 여행기간 때문에 하루에 11,000원하는 로밍은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다른 상품들을 찾았다. 그것이 북미나 유럽에 적용되는 28일간 1GB를 주는 “기가팩”이라는 상품이다. 비용은 33,000원이 다. 직원이 “평소엔 로밍을 off로 해 놓으세요”라고 조언을 해준다(나중에 이 이야기는 다시 쓰게 될 것이다).

보안검색대를 거쳐 입국신고를 하였다. 요즈음은 출국시에 비자에 도장찍는 것이 생략되었다(아마도 다음 해외여행 때는 아예 전자여권을 받아 입국신고도 더 간편하게 할 예정이다). 중국남방항공(115번 출국장)을 타려면 순환열차를 타고 다른 출국장으로 가야한다. 3시 45분부터 탑승이 시작되었고, 비교적 레그룸(leg room)이 넓은 좌석을 받아서 편한 여행이 되었다. 5시가 되자 건과류 1개와 물티슈, 그리고 음료수를 제공해 준다. 5시반부터는 식사가 제공된다. 식사는 인천에서 실은 것인데 해물탕수육 덮밥이다. 빵도 2종류를 준다.

나는 한국시간 7시 경에 시간을 북경시로 바꾸어 6시로 맞추었다. 조금있자 6시 55분 경에 도착한다는 방송과 환승에 대한 방송을 계속 한다. 그런데 우리의 환승에 대한 내용은 없다. 아마도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우선 환승시간이 짧은 항공기에 대한 안내만 하는 듯 하다.  7시에 착륙을 하였고, 착륙 후 버스를 이용해 입국장으로 갔다. 입국할 승객과 환승할 승객들이 따로 분류가 되어 환승승객은 3층으로 가야 한다. 입구에 작은 박물관처럼 꾸며 놓았다.

환승겸 출국장은 매우 큰 편이다. 출국은 각 비행사별로 사용하는 부스가 있고, 의자들이 놓여 있다. 플래스틱 재질의 카페트가 깔려있는 바닥에 앉아 있거나 아예 드러누워 있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미리 준비해간 작은 돗자리를 깔고 신발을 벗고 거기에 발을 올려놓고 4시간 이상을 그렇게 쉬었다. 차마 드러눕지는 못했다. 아침에 집을 나와 인천을 거쳐 광저우까지의 여행에도 몸은 매우 무거웠다. WiFi 아미디와 패드워드를 발급하는 자동발급기에 여권을 스캔하고 하나 받아서 사용해 보았는데, 역시나 IT 강국의 한국에서 살던 사람으로서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11시 50분부터 탑승이 시작된다고 하여 미리 출국장인 1층으로 내려갔는데, 사람들이 11시 35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한다. 그런데 거기서 바로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이륙은 정확한 시간에 이루어졌다(0시 30분). 타자마자 뉴질랜드 기준시로 바꾸었다. 무려 5시간을 뒤로 밀었다. 즉 뉴질랜드 시간으로 5시반에 비행기가 이륙을 하는 것이다. 이륙 후 1시간 반이 되자 첫번째 식사를 제공한다. 잠깐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 주어진 식사를 했다.

이렇게 11월 2일(한국시간 기준)이 비행기에서 지나고, 11월 3일 그러니까 여행 두번째 날을 비행기 안에서 맞이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계속 얕은 잠에 빠졌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첫번째 기내식이 나온 지 7시간 반이 지나자 두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약간 사육(?)이 된다는 느낌이 드는 식사이었다. 계속 앉아서 졸고 있는데 식사가 제공되니 그런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시간쯤 지나자 입국신고서를 나누어 준다. 5시에 착륙이 이루어졌고(11시간 반을 비행한 셈) 거의 한시간 넘게 입국심사와 세관검사가 있었다. 입국심사는 보통이지만, 세관검사는 매우 엄격하다. 따라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편이다. 우린 음식이나 약품 등이 전혀 없으니 문제가 될 것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체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짐을 찾자마자 출국장에서 나오면 로비에 바로 통신회사들과 렌트카 회사들의 부스가 있다.

오클랜드 공항에서 통신회사의 유심침 구입하기

내 아이폰(iPhone 6s plus)은 인천공항에서 “기가팩”으로 세팅해서 가져왔고, 이전에 사용하던 아이폰4를 가져와서 그것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on/off 스위치가 고장나서 재부팅이 안된다는 이유로 “보다폰(Vodafone)”과 “스파크(Spark)” 두 회사에서 모두 거절을 당했다. 아내의 아이폰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순간이었다. 순간 짜증이 올라왔다. ‘휴대폰 좀 가져오라니깐 꼭 두고 온다고 하더니만’이라는 생각과 함께. 물론 내 아이폰4가 스위치가 안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예상대로 문제가 되었다. 사실 내 휴대폰에 유심칩 사용을 생각하고 출발했었기 때문에(이이폰4는 여분으로 가져온 것이고) 아내가 휴대폰을 두고 온다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인천공항에서 “기가팩” 상품을 알게 되어서 처음 예상했던 것들이 틀어졌을 뿐이다.

따라서 나는 뉴질랜드의 현지폰 없이 기가팩으로 1GB의 메모리를 사용하는 상품을 2주 동안 써야 했다. 물론 한국에서 전화가 오거나 문자가 오면 받을 수는 있다. 요금이 비쌀 뿐이다. 그러나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화기가 있다면 좋을 것이다. 비상시에 연락할 수 있는 통신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마음을 접고 그대로 해보기로 했다. 인천공항에서와는 달리 휴대폰 대여는 하지 않는 듯 했다.

셔틀타고 호텔로 이동하기

Super Shuttle(슈퍼셔틀)

오래전부터 공항에서 호텔까지의 이동수단은 파악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교통수단은 몇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에어버스(Air Bus), 슈퍼셔틀(Super-Shuttle), 택시 그리고 렌트를 하는 경우에는 공항에서 렌트를 해서 바로 가면 된다. 나는 ACE 렌트카(이 회사는 공항이 아닌 시내에 사무실이 있다)를 다음날 부터 빌리기로 했기 때문에 슈퍼셔틀을 이용하여 숙소로 가기로 했다. 슈펴셔틀은 승합차인데 10여명 정도 태울 수 있고, 큰 가방을 싣는 작은 트레일러를 뒤에 달고 있다. 한사람에 21.5불씩 43불을 지불했다. 슈퍼셔틀의 경우는 타는 사람의 숫자에 따라 가격이 조금 다르다. 즉, 혼자서 타는 경우, 부부가 타는 경우, 3인가족 4인가족이 타는 경우 등 가격이 조금씩 달라진다. 슈퍼셔틀이 서는 곳 기둥에 가격표가 붙어 있다. 마침 퇴근 시간대라서 시대까지 가는데 교통체증이 있었다. 슈퍼셔틀의 가장 큰 장점은 door-to-door이다. 호텔 앞까지 정확하게 데려다 주니 좋다.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는데 직원이 한국 사람이다. 짐을 풀어 놓고 인근에 있는 한인이 운영하는 일미식당에서 알탕을 시켰다. 한국에서도 잘 안먹는 음식인데 메뉴를 보고 충동적으로 시켰는데 맛이 괜찮았다. 이 근처에는 일미식당 이외에 몇 개의 한인식당들이 있다. 식사 후에는 근처에 있는 아이마트라는 한인수퍼에 갔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원하는 것은 대부분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의 수퍼이다. 아이마트에 가는 길에 아오테아광장(Aotea Square)가 있다. 거기엔 마오리족의 나무 조형물이 있다. 어두워서 사진에 잘 나오지 않았지만 열심히 셔터를 눌러 보았다. 광장 바로 옆에는 시계탑이 있는 오클랜드 타운 홀(Auckland Town Hall)도 있다. 호텔로 와서 손을 씻는데 손끝이 까칠해진다. 물이 좀 쎈 편이라고 보여진다. 자연스럽게 핸드로션을 바를 수 밖에 없다.

체크인할 때 직원이 알려준 탓에 우리가 묵었던 방에서 커텐을 제치면 스카이타워(Sky Tower)가 보인다. 아이폰과 카메라를 꺼내서 열심히 찍어 보았다. 스카이타워는 오클랜드의 상징물이다. 올라가볼 시간을 갖지는 못하겠지만 열심히 사진이라도 찍어보는 것이다. 오클랜드는 북섬을 여행하는 출발점이자, 남섬으로 떠나는 지점이기고 하고, 여행의 끝에 한국으로 떠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오클랜드를 일정상 여행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스카이타워라도 찍어 놓으니 마음이 풍성해진 느낌이다.

Ascotia Off Queen Hotel

Ascotia Off Queen 호텔의 선택은 아무래도 시내에 있고 또 근처에 한인마트와 한인식당들이 있기 때문에 선택한 곳이다. 시내에 있는 것 치고는 가격도 괜찮다. 807호에 머물렀는데 공간이 비좁은 경향이 있으나 트윈 베드가 배치되어 있다. 욕실도 깨끗한 편이고, 아침식사가 가능한 곳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다. 또한 한국인 직원이 있어서 안내를 잘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우리가 묵었던 방에서 오클랜드의 상징인 스카이타워(Sky Tower)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폰과 카메라로 스카이타워를 담아 보았다.

10시 반 정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한국시간으로는 6시반이다. 그러나 4시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뉴질랜드 시간에 적응하기 위하여 현시시간에 맞추어 움직이려고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 집을 떠나 이틀 동안의 여정의 피로가 수면으로 풀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몸이 많이 피곤한 탓에 금새 잠에 빠져들었다. 이렇게 뉴질랜드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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