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여행 16. 호텔과 자동차렌트

By | 2017년 2월 26일

호텔, 모텔, 랏지(lodge)에 대하여

숙박비 – 고급호텔이 아닌 경우엔 대개는 적당한 가격대의 숙소를 구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처음 숙소를 잡는 과정에서 booking.com을 통해 가격대를 보고 뉴질랜드 달러로 100불 전후에서 숙소를 찾았다. 더 싼 가격에 나오는 경우에는 화장실이 독립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10군데 숙소(9군데는 하룻밤씩 머물렀고, 퀸스타운 Caples court만 4박을 했기 때문)를 구했다. 호텔, 모텔, 랏지(lodge) 등 여러 형태로 구분이 되었지만 사실 이용자 입장에선 큰 차이는 없다. 모든 일정에서 그때그때 숙소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할 예정이지만, 여기에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모든 숙소를 사용한 다음에 이 글을 적고 있다. 나는 13일의 숙박비로 134만원 정도를 썼다. 하루에 10만원 정도 된다. 지역에 따라 비싼 곳도 있고, 싼 곳도 있지만 늘 적당한 선에 있는 숙소를 구했다. 최상은 아니지만 최선의 선택이었다.

욕실용품 – 나는 10곳의 숙소를 모두 사진으로 찍어 두었고, 또 각 숙소에 대한 소감도 그때 그때 적어두었다. 여행을 마치면 대개는 기억들이 두리뭉실 해지기 때문에 숙소에 도착하면 피곤함을 이겨내고 열심히 적어 두었다. 출발하기 전에 호텔에 대한 정보에서 수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명시한 곳이 두 군데 뿐이었다. 두 군데는 욕실용품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었고, 6군데는 아예 언급이 없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수건이 없는 곳은 없었다”이다. 모든 숙소가 호텔이 되었건, 모텔이 되었건, 랏지가 되었건 간에 수건은 모두 준비가 되어 있었다.

WiFi – 또한 모든 숙소가 WiFi가 제공된다고 되어 있다. 물론 무료로 제공된다. 문제는 용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200M부터 시작해서 1GB까지 다양하다.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곳은 딱 한 곳이었다. 바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의 “Arena motel”에서 였다. 또한 퀸스타운(Queenstown)의 “Caples court”또한 5GB를 제공했다. 문제는 우리가 아는 용량의 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얼마 쓰지 않아 용량이 부족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구입해서 사용하라”는 메시지가 계속 떴다. 숙소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 이외의 것은 통신회사를 통해 구입해서 사용해야 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속도가 매우 느리다”라는 것이다. “와이파이는 공짜”라는 개념이 강한 우리들에겐 딴 세상에 온 것이 분명하다.

히터와 온수 – 히터는 대부분 전기히터이다. 따라서 실내가 건조해진다. 따라서 바디로션이나 핸드크림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딱, 한군데 예외가 있다면 바로 로터루아(Rotorua}이다. 또한 일부 숙소는 샤워기를 제외하고 싱크대나 세면대의 온수와 냉수 꼭지가 따로 있는 경우가 있었다. 세면대에 물을 받아서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요즈음 그렇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곳에서는 그냥 샤워를 하는 편이 속이 편해진다. 문제는 간단히 손만 씻어야 하는 경우 찬물로 씻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청결도와 보안 – 대부분의 숙소는 깨끗한 편이다. 그런데 오래된 건물의 숙소는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다. 그러나 딱 하나, 모든 숙소의 “잠금장치”는 아주 잘 되어 있다. 잘 잠그고 편하게 잘 수 있다. 딱 한 호텔에서는 화장실에서 오줌냄새가 많이 났다. 좀 오래된 호텔이긴 해도 그 동네에선 가장 좋은 호텔인데 아쉬운 대목이었다. 문제는 그 호텔이 단체손님을 주로 받는 곳이었다는 사실이다. 오래된 숙소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오마라마(Omarama)의 컨트리타임 호텔(Countrytime Hotel)의 경우는 온수 사용과 샤워실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운치있는 시설들과 밖을 내다보는 창문이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주차시설 – 아무래도 넓은 땅의 나라이니 대도시가 아니면 주차문제는 없다. 대도시의 경우는 주차문제를 꼭 확인해야 한다. 랏지의 경우는 방문 앞에 바로 주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짐을 옮기기 편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큰 짐을 옮기는 일이 불편해질 수 있다.

주방시설 – 아침식사가 포함된 곳이 아니라면 아침을 간단히 먹기 위한 시설이 있어야 한다. 냉장고는 모든 호텔에서 제공하였다. 전자렌지의 경우는 있는 곳과 없는 곳이 있는데, 이것은 booking.com에서 예약을 한 후에 받는 계약서상에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다. 문제는 전자렌지 뿐만 아니라 전기주전자도 제공하지 않는 곳도 있다. 딱, 냉장고만 있는 셈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접시와 컵, 포크와 나이프 등에 제공되는 곳이 있다. 따라서 숙소를 예약할 때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전기주전자가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뚜껑이 없는 전자주전자가 제공되는 경우이다. 뚜껑이 없으니 물을 따르는 입구로 다시 물을 넣어야 하는데, 속이 들여다 보이지 않으니 찜찜해서 사용할 수가 없다. 물론 교환을 해달라고 하면 되는데, 그것도 번거럽고, 아마도 그곳 사람들은 ‘이 사람이 왜 이러나?’ 할 듯 하다. 아내는 이미 계약서상의 조건들을 꼼꼼히 살피고 거기에 맞게 저녁과 아침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한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동차 렌트

이미 자동차 렌트는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를 적은 바 있다. 북섬에는 3박 4일을, 남섬에서는 5박 6일 동안 차를 렌트했다. 북섬에서는 840여km를 달렸고, 남섬에서는 1,260여km를 달렸다. 운전한 거리를 모두 합치면 2,100km가 조금 넘었다. 짧은 거리는 아니다. 하루 평균 260km 이상을 달린 셈이다. 빌린 차량은 모두 소형차였다.

북섬에서는 닛산의 TIIDA라는 소형 세단이다. 현대차로의 엑센트, 기아의 프라이드라고 보면 된다. 해치백이 아닌 세단형이다. 이 차량은 트렁크에 28인치 큰 가방 두개가 쉽게 들어간다. 다만, 너무 오래된 차량이라 연비도 썩 좋지 않고 주행안정감도 떨어진다. 토요타의 코롤라급이라도 명시되어 있는데, ACE가 보유한 차량은 대부분 닛산의 TIIDA라고 보면 된다. 신형은 거의 없고 구형이 대부분인 듯 하다. 북섬에서 첫 뉴질랜드의 “오른쪽 운전석 + 왼쪽 차선의 운전”을 소형차로 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나 오래된 TIIDA로 운전하는 일은 운전의 피로가 몹시 컸다고 할 수 있다.

남섬에서는 마쯔다(Mazda)의 Demio란 소형 해치백이다. 푸조의 208과 비슷한 사이즈의 차량이다. 경차는 아니지만 경차에 가까운 차량이다. 트렁크에 28인치 가방 두개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뒷의자 등받이를 앞으로 약간 밀어서 가방 하나를 트렁크 바닥에 편평하게 뉘운 후, 다른 가방을 그 위에 올려야 하는 번거러움이 발생했다. 처음엔 하나는 트렁크에, 하나는 뒷좌석에 싣을 계획이었으나, 이렇게 넣는 것이 백팩과 카메라 등 일부 짐들을 뒷좌석에 좀 편리하게 둘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Demio는 신형이 제공되었는데, 차량이 작긴 하지만 주행성능과 연비에서 북섬의 TIIDA를 앞섰다. 물론 남섬에서는 운전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 심했다. 왜냐하면 “오른쪽 운전석 + 왼쪽 차선의 운전”에 어느정도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차량도 운전주행감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도로에서는 시속 100km 이상을 달릴 수 없다. 법적으로도 제한적이지만, 실제로 그 이상을 달릴만한 길이 많지 않다. 일부 평원지역에서는 신경쓰지 않으면 금새 시속 110km를 넘어버리긴 하지만 대부분의 도로가 그리 좋지 못하다. 따라서 비용적 측면에서 큰 차는 필요없을 듯 하다. 물론 탑승인원이 많은 경우는 당연히 중형 이상의 차량이 좋을 듯 하지만, 우리처럼 단 둘이서 타는 경우는 소형차도 충분할 듯 싶다.

뉴질랜드에서 고속도로는 우리나라 국도와 같다. 휴게소는 대도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더 멀리가면 시골마을을 만나게 된다. 중앙분리대도 없고, 가드레일도 거의 없으니 그냥 국도를 달리다가 갓길에 세우는 꼴이 된다. 주유소가 많은 것도 아니다. 차량의 기름이 절반정도 없어지면 주유소가 보이는대로 기름을 넣어야 한다. 한참을 달려도 주유소를 발견하지 못할 때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형차은 연비는 좋지만 그만큼 연료통이 작아서 안심할 수 없다. 자주 주유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뉴질랜드의 고속도로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조금씩 언급될 것이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