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여행 17. 오클랜드에서 통가리로 국립공원까지

By | 2017년 2월 26일

여행 3일째,

오늘의 여행계획은 단순하다. 오클랜드(Auckland)에서 출발해서 통가리로 국립공원(Tongariro National Park)까지 가게 된다. 물론 도중에 북섬에서의 중요 관광지인 와이토모 동굴(Waitomo Caves)을 들러야 한다. 어찌 보면 북섬의 첫 관광지가 와이토모 동굴인 셈이다. 문제는 오클랜드에서 자동차를 렌트한 후에 직접 운전을 해서 가야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렌트

오클랜드에서 ACE 렌트카는 사무실이 공항과 시내에 두 군데가 있다. 내가 차를 픽업하는 곳은 시내(39 The Strand, Auckland)에 있는 사무실이다. Ascotia Off Queen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에, 직원(전날 있었던 한국계 직원)에게 ACE 렌트카에 우리를 픽업해 달라는 전화를 부탁했다. 9시에 픽업하러 왔다. 전날 기말고사를 마쳤다는 오클랜드 대학의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로 ACE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10여분 걸리는 거리에 있는 ACE 렌트카에 가서 예약금액을 지불했는데, 10시가 넘은 탓에 하루낮동안 비용이 빠져서 원래 계약액보다 줄어 들었다. 네비게이션(여기에선 그냥 ‘GPS’라고 부른다)은 따로 하루에 10불씩 30불을 지불했다. 예약할 당시에 지불했던 29.80불에 224불을 더해져서 총 254불을 지불했다. 이 금액에는 보험이 포함되어 있다. 보험내역은 분실에서 사고까지 모든 부분에 대한 보증이 포함되어 있다.

차의 외관(심하지 않은 스크래칭은 문제되지 않음)과 타이어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본넷을 열어 엔진룸도 살펴 보았다. 차량이 상당히 오래된 차종이기 때문이다. 타이어는 거의 새것이라 괜찮았다.

고속도로 달리기

ACE렌트카에서 바로 1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달려야 하는 일정이다. 출발전에 좌석의 위치, 사이드미러 설정, 백미러 설정을 하지 않고 출발해 버렸다. 운전을 하면서 이런 것을 조절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면 핸들이 우측에 있고, 또 왼쪽 차선을 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외투까지 입은 상태에서 운전을 하고 말았다. 그런 이유로 운전을 시작한지 15분 뒤에 휴게소에 들러(오클랜드 지역을 벗어나면 이런 휴게소도 사라진다) 운전하기 편한 조건을 만들고, 맥도날드에서 아침도 해결했다.

와이토모 동굴까지 3시간 정도를 달렸다(해밀턴에서 1번도로에서 3번도로로 바뀐 후, 37번도로를 타고 조금가면 된다.). 도로에 익숙하지도 않고 운전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1번 고속도로는 오클랜드안에서만 고속도로 같은 느낌이 들고, 오클랜드 지역을 벗어나면 우리나라의 국도와 비슷하다. 차량도 별로 없고 길은 단순하다. 다만, 출구(exit)가 왼쪽에 있기 때문에 운전 도중에 출구가 나오면 그리 가려고 하는 마음이 생긴다. 왜냐면 우리나라에서는 오른쪽에 출구가 있기 때문이다.

한참 달리고 있는데 와이토모 동굴에서 메시지가 온다. 4~5시까지는 와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예약은 날짜만 되어 있고,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혹시 오후 늦게까지 기다려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와이토모를 향해 계속 운전해 나아갔다. 도로의 주변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뉴질랜드의 목장의 모습들이 펼쳐진다. 날씨까지 좋아서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지만 운전대를 꼭 잡고 긴장해 있는 나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아내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평소에 차에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아내가 어렵사리 몇 장의 사진을 아이폰으로 찍었다. 아내는 그냥 앉아 있는 것이 아니고 네비게이션의 소리도 들어야 하고 표지판을 읽어가면서 운전에 도움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몇 장을 찍었다. 하루에 10불을 지불하고 빌린 네비게이션은 잘 작동하고 있었다.

와이토모 동굴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대로 운전을 해서 와이토모에 도착했다. 입구가 눈에 띄게 되어 있지 않아서 살짝 지나쳤다가, 다시 유턴을 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입구의 모습이 조형물로 잘 만들어져 있다. 주차장에선 지하도로를 이용하여 입구로 가도록 되어 있다. 매표소에서 예약증을 보여주니 1시 30분에 관람시간에 입장하라고 한다.
30여분의 시간이 남아 샐러드와 머핀, 콜라를 사서 점심으로 먹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 참새와 다른 새들이 계속 주변을 맴돈다. 와이토모 동굴안에서는 전혀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아쉬운 대목이지만 눈과 마음속에 담아 두는 것이다.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 시간대에 관람할 사람들의 숫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혼잡하지 않다. 가이드가 종유석 동굴부터 와이토모의 역사 등에 대하여 30여분간 설명을 한다. 드디어 어둠속에서 작은 보트에 올라 동굴을 보게 된다. 이미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보았지만(실제보다 영상이 더 아름답다) 실제 와서 보니 느낌이 전혀 다르다. 동굴은 생각보다 길지는 않다. 따라서 중간 위치에서 보트를 약간 반복적으로 왔다갔다 한다. 보트는 가이드가 동굴에 설치된 밧줄을 끌어 당겨서 움직인다.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쳐들고 천장을 쳐다본다. 동굴탐험은 45분 정도 걸린다.

동굴안에서 사진을 찍지 못한 나는 출구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 보았다. 왜 사람들이 와이토모 다녀왔다면서 이상한 숲 앞에서 사진을 찍나 싶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출구로 나와 매점에서 “fish & chips”를 주문했다. 양이 너무 많아 남기었다. 새들이 남긴 것을 먹으려고 주변을 맴돈다. 남은 것을 새들이 먹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접시와 포크는 직원들이 치와이토모에서 통가리로까지

정말 햇살이 좋은 날이었다. 와이토모 동굴을 떠나 이제 통가리로 국립공원으로 가야 한다(37번-3번-4번 도로를 달려서). 우리의 숙소인 Adventure Lodge and Motel(21 Carroll Street, 3989, National Park)은 통가리로 국립공원으로 부터 22km 정도 떨어져 있는 National Park이라는 동네에 있다. 동네 이름이 National Park이다. 그리고 우리가 보통 통가리로 국립공원이라고 하는 마을은 와카파파(Wakapapa village)이다. 실제로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그 일대의 큰 지역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 지역 자체가 국립공원인 셈이다.

1번 고속도로를 계속 달리던 중 타우마루누이(Taumarunui)라는 동네에 들렀다. 그냥 고속도로를 가다가 갓길에 차를 세웠다고 보면 된다. 마을을 관통하는 길이 고속도로이니 말이다. 여기에서 Four Square라는 마트에서 과자와 과일을 깍아 먹을 칼을 하나 구입했다. 나중에 보니 Four Square는 우리나라의 롯데마트와 같은 곳이다. 큰 도시나 작은 마을이나 어디에나 하나씩 있는 듯하다. 이 마을에서 주유도 해 보았다. 주유는 옥탄가 91짜리 무연휘발류를 넣으면 된다. 우리나라보다 약간 비싼 편이다. 이 동네에는 길가에 공용화장실이 있어 급한 용무를 해결할 수 있었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못미쳐 National Park이라는 곳에 있는 숙소까지 가는 일정이라서 중간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싶은 곳들이 몇 군데 있었으나 여행일정상 발걸음을 서둘렀다. 이렇게 달린 오늘 하루의 운전한 거리는 352km였다.

숙소 사무실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한다고 하니 결제는 이미 booking.com에 있는 카드에서 결제가 되었다고 한다. 사무실을 포함해서 건물이 네 방향으로 배치하고 있어, 마치 ‘ㅁ’자 형태로 배열되어 있고, 중앙의 마당이 주차장이 되는 모습이었다. 방 앞쪽이 모두 유리문으로 되어 있어 주차장과 바로 통해했으나 나무 데크가 만들어져 있다. 방들이 일렬로 나열되어 있어, 처음부터 커텐을 닫아 놓았다. 화장실이 크지 않은 탓에 세면대가 굉장히 작은 것이 설치되어 있다. 침대는 퀸사이즈가 놓여있고, 식탁도 하나 있다. 여긴 아침식사가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잘 관리가 되는 랏지(lodg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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