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여행 20. 로터루아에서 오클랜드까지

By | 2017년 4월 15일

여행 5일째 – 오후,

로터루아에서 오클랜드 공항 근처의 숙소까지 가는 길은 5번-28번-24번-27번-2번-1번 도로를 통해 오클랜드로 가야 한다. 그리고 오클랜드 1번 도로에서 20번 도로로 가야 숙소로 가게 된다. 그렇게 지도에서 미리 계획을세웠고, 네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숙소로 세팅을 했다.

5번 도로에서 28번으로 우회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만 지나치고 말았다. 5번과 1번이 만나는 부근에서 네비게이션과 내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큰도로를 벗어나 번호가 없는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헷갈림의 연속이었다. 아이폰에 기가팩을 적용했으니 메모리를 사용해서 지도를 보면될 텐데 고집스럽게 네비게이션을 믿고(?) 운전을 했다. 때로는 내가 네비게이션의 명령(?)에 반대로 가는 실수도 범했다. 차는 계속 이상한 시골길을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운 것이다. 여기는 자동차가 아닌마차를 타고 가면서 풍경을 바라봐야 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이다.

나는 이 상황이 아니었다면 북섬의 시골마을을 결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네비게이션은 계속해서 좌회전과 우회전을 요구하였고, 그럴수록 점점 시골로 접어 들면서 중앙선 조차도 없어지는 좁은 길을 운전하고 있었다.(나중에귀국해서 사진을 추적해 보니 달려야 할 28번 도로의 서쪽에 있는 지역안으로 들어가 버린 상태이었다. 29, 29, 5, 1번 그리고 새로 생길 27번 도로가만드는 고리안에 들어간 셈이다. )

그렇게 30여분 이상을 헤매다가 눈에 들어온 표지판이 하나 있었다. 바로“Hobbiton Movie Set”(그냥 ‘호빗마을’이라고 부르자)이었다. ‘뭐지?’라는의문이 생겼다. 사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지의 제왕”의 촬영지인호빗마을을 방문할 계획이 전혀 없었다. 북섬의 여행이 짧아 로터루아에서오클랜드로 가는 거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 앞에 호비튼(Hobbiton)이라는 단어가 들어왔다. 처음 그 표지판을 보았을 때도 방문할마음이 없었다. 더구나 아내는 “여행 계획에 없던 것을 즉흥적으로 결정하는것은 전체적인 여행 스케줄을 흩으려서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조금 더가자(이 때도 계속 아주 좁은 시골길을 헤매이는 중이었다.) 호빗마을이 좀더 가깝게 와 있다는 것이 표지판에 나타났다. 그 때 “이 정도 되면 가야한다”라며, 네비게이션을 꺼버렸다. 그리고 표지판에 보여준 도로를 따라 호빗마을에 가고 말았다. 마지막 도로는 포장도 되지 않은 완전한 시골길이었다. 아마도 포장을 하려는 듯 도로폭도 넓히는 등 공사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아무튼 원래 계획에 없던 호빗마을의 방문은 정말 북섬여행의 절정이었다.호빗마을의 이야기는 따로 적는다. 그렇게 호빗마을에서 2시간 이상을 보내고 오클랜드로 향했다. 호빗마을이 워낙 큰 길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탓에다시 27번 도로까지 나올 때까지 처음 28번 도로를 벗어나 헤매였던 것 처럼 그렇게 시골길을 달려야 했다. 우리가 헤매였던 지역 이름은 마타마타(Matamata)였다. 중간에 폭우를 만나기도 했다. 전혀 운전을 할 수 없는 수준의 폭우였다.

제대로 27번 도로에 들어 선 후에 2번을 거쳐 1번 도로에 접어 들었다. 오클랜드에 거의 다다랐을 때는 차량정체가 약간 있었으나 차들이 빠르게 도로를 달렸다. 시내 가까이왔다고 생각했을 무렵 나는 휴게소로 들어가 저녁에먹을 것과 주유를 했다. 다음날 아침에 차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그 휴게소 위치가 아주 이상하게 있어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한참 헤매었다.

처음으로 뒷 차가 경음기를 울려댔다. 참으로 당혹스러운 순간이었다. 겨우출구를 찾아 1번 도로를 달려 다시 공항쪽으로 빠지는 20번 도로에 접어 들었다.

숙소는 Airport Gateway Hotel이었는데 20번 도로에서 다시 14번 도로를가야한다. 숙소를 미리 구글의 로드뷰에서 확인을 했고, 캡쳐도 해두었는데막상 가보니 도로 공사를 크게 하고 있었다. 예상을 벗어나 죄회전 우회전이제한적으로 통제하고 있었다. 따라서 더 멀리 갔다가 유턴해서 왔는데, 다시호텔로 빠지지 못해 반대쪽으로 직진을 했다가 다시 되돌아와 다시 유턴을하고, 겨우 호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날씨에 아랍계 호텔 여직원은 표정과 태도가 영 불량하다. 그나마 남자직원들은 친절한 편이다. 이 호텔은 아무래도 장기간 투숙자보다는 공항에 가려고 하룻밤을 묶는 손님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불친절해보인다. 호텔은 “ㅁ”자 형태의 큰 단층 건물이었다. 따라서 입구쪽 방이 아닌이상하리 만큼 긴 복도를 거쳐 방으로 가야 한다. 호텔에 들어와서 ‘만일에호빗마을에 가지 않고 너무 일찍 호텔에 왔다면 황당할 뻔 했다’라는 생각이들었다. 호텔의 화장실에 환기와 자연채광을 위해 만든 환기구를 통해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방물 소리가 그대로 방으로 들어왔다.

빗소리를 들으며 나는 “북섬에서의 날씨”, “북섬의 고속도로”라는 제목으로북섬여행을 정리하였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