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無의 우리사회

By | 2017년 8월 31일

우리 아파트 뿐이랴? 우리사회 전체가 그러는 것을. 최근 몇 년 사이에 아파트에서 자주 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사회의 “3無”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3~4년 사이에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무례 無禮, 무심 無心, 무식 無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오래된 아파트이기 때문에 비교적 가격대가 낮다. 따라서 최근에는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사람들이 이사를 많이 온다. 처음 지어졌을 때는 교수, 교사, 공무원들이 많이 살던 아파트인데, 이제 초창기에 입주했던 많은 사람들은 새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라고 했던가? 아파트 주민들은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사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소한 같은 통로에서 사는 사람들 만큼은 자주 보게 되는데, 굳이 낯을 피해서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동주택에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질서를 무시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본다.

그나마 최근에 이사온 젊은 새댁들은 밝고 인사도 잘 한다. 나는 그들과 적극적으로 인사를 하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가난에서 부요로 이끈 세대들이다. 독재에서 민주화를 이룬 세대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들의 각 개인들의 삶은 “풍요로움”도, “자유로움”도 없다.

그저 처절한 삶을 되풀이하는 모습이다. 여유도 없다. 무례하다. 무심하다. 무식하다. 그들이 그렇게 잘 먹고, 잘 살자고 했던 삶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어쩌면 그들이 처음 시작했던 못살던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기성세대인 베이비부머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존경의 대상은 당연히 될 수도 없고, 소통도 제대로 안되는 세대로 남게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생긴다.

물론 아파트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싸잡아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아파트 분위기를 그렇게 나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최근 아파트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이런 모습이 비단 우리 아파트의 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사람들 사이에 더 정감이 넘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3 중에서도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無禮이다. 우리 아파트가 슬럼화가 되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사회의 단면일 뿐일까? 매우 우려스럽다.

5 thoughts on “3無의 우리사회

  1. 김은영

    경제적 부분도 있겠지만 더 큰 것은 ‘마음 여유’ 아닌가 싶습니다.
    ‘무례한 태도’는 ‘최소한, 아주 최소한’만 지켜도 덜할텐데요.
    사람을 무시로 만나는 저역시 무례한 사람은 쿨하게 대할 것 & 무시 쪽으로 갑니다.
    내가 사는 동네가 마음 불편한 곳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이래저래 씁쓸한 세상입니다.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이사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정도 많이 붙여놨던 아파트인데…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마음에 미련을 버리니 21년간 살았던 정이 순간 싹 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라는 명제를 다시금 깨닫는 시간들입니다.

      케이프타운의 봄……에 대한 김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저도 좀 더 따뜻한 글들을 쓰려고 노력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Reply
  2. 김은영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은 (나쁜 것도 있지만 오늘은 빼구요)
    사람으로 부터 온다는 신념입니다.
    ‘사람에서 비롯되는 것’ 입니다.
    새 보금자리에서도 좋은 추억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이사 준비 잘 하십시오.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아파트를 투자가치로 보는 사회에서…
      “사는 집으로서의 아파트”를 찾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부분과… 우리 부부가 앞으로 마음 편하게 살아야 할 보금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Reply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