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갈 준비 3

By | 2017년 9월 14일

며칠 전에 옆 라인에 사시는 교회 권사님으로 부터 “집을 내놓은 것 같은데 보러 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처음 그 권사님의 지인을 소개해 주는 줄 알았는데, 딸이 이번에 결혼하면서 집을 구하는 것이었다. 오늘 오전에 약속을 해둔 상태이다.

문제는 어젯밤 아내가 “꼭 이사를 가야겠냐?”는 질문을 한다. 본인의 몸이 힘든 상태에서 이사를 하는 과정을 전혀 도와줄 수 없는 부담감과, 청소 등 나머지 부분을 남편인 내가 해야 한다는데에 대한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었다. 몸이 아픈 사람은 마음도 아픈 법이다. 지금까지 아내가 잘 하지 않았던 이야기까지 꺼낸다.

내 마음이 매우 불편해진다. ‘이사를 가지 말까?’라는 생각마져 든다. 새로운 환경에서 아내가 좀 더 편하게 몸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어찌해야 할까?를 계속 고민하다가 어젯밤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마음을 잡아본다. 처음에 “왜 이사를 하려고 했는가?”라는 질문을 다시금 해본다.

아파트가 너무 오래되고, 사람들도 고령화되고, 서서히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이다. 현대사회에서 같은 아파트에서 21년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전주에 이사오면서 부터 살았던 아파트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파트 재산을 늘려가는 방법으로 이사를 다닌다.

나는 그저 “사람이 사는 곳”으로서 아파트를 선택했다. 그런데 지금의 아파트가 “사람이 사는 곳”으로서 적합한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졌던 것이다. 노후화와 고령화, 슬럼화가 진행되는 아파트를 벗어나야 할 때가 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처음 생각했던대로 이사를 하는 것이 정답으로 보여진다.

어제 분당의 동생과 통화를 했다. 가격도 1억 5천을 고수하라고 말한다. “지인이 들어오니 조금 더 깍아 주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하는데, 단호하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다. 시세가 있는데 굳이 많이 깍아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사와 부동산은 내게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 처음부터 감춘 글로 되어 있었는데, 2018년 12월 31일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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