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다 유급생이 더 많아 질 듯 하다.

By | 2018-01-22

어제 아침 일찍, 1학년 대표에게 카톡을 보냈다.

“아침 일찍 미안. 혹시 지금까지 파악된 유급예정자는 몇명이지? 1학년…”

그리고 3시간 후에 답변이 왔다.

“14-15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ㅠㅠ”

교수인 내 자신도 학생들의 성적을 볼 수 없다. 다만, 내가 대표교수를 맡고 있는 “인체의 구조와 기능1(이 과목에는 육안해부학 전부와 신경해부학의 대부분을 포함한다)”만 알 수 있다. 내가 강의한 과목이 포함되어 있는 일부 과목들도 최종성적은 알 수 있지만, 입력된 상태의 점수는 알 수 없다(물론 그대로 입력이 되었을 것이지만). 더구나 학생들의 전체성적은 전혀 알 수 없다. 몇몇 학생들이 성적 때문에 나를 찾아왔기 때문에 유급예정인 학생들 중 일부는 파악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좀 더 정확히 알고 싶어서 질문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많은 숫자가 유급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왜냐면 1학년 전체 성적을 보지 않아도, 전체적인 성적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인체의 구조와 기능 1″의 성적이 작년보다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유급자 숫자가 작년에 비하여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를 알게 된 것이다. 물론 이 숫자는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대학원위원회와 교수회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숫자이다. 따라서 내 글을 가지고 유급 숫자가 이렇고 저렇고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린다(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수 등 이 글을 읽든지 그렇지 않든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사실 유급은 의대생이 겪는 큰 고통이고, 상당히 오래 지속되는 상처이다. 사실 가르치는 교수로서 학생들의 유급과정을 보는 일은 나쁜 기억이다. 더구나 서남대 문제로 학교가 복잡한 시점에서 유급생의 숫자가 많은 것은 아무래도 불필요한 오해와 왜곡된 이야기들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사실 이런 우려를 하는 도중에, 학생들의 의견이라는 메일이 80여명의 교수들에게 전송되었다. 보낸 학생은 학생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보내왔다. 문제는 내가 어제 오전에 우려하고 있던 대목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메일을 보낸 학생과 통화도 했다. 내 우려를 전달했다. 학교를 대표하는 교수가 아닌, 한 개인적 자격으로서 통화를 했다(내가 이렇게 글로 꼭 표기를 해두는데는 이유가 있다).

내 블로그에는 해마다 이런 류의 글들이 하나씩은 있다. 왜냐하면 이 시기는 학생들에게 힘든 시기이지만, 교수인 나에게도 힘든 시간들이다. 내가 의과대학에 다녔던 때에 전남의대에서 최대 숫자의 유급이 있었다(그 이후로 더많은 숫자가 유급했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졸업정원제라는 제도에 기인한 이유도 있지만, 한 학년 46명이라는 학생이 유급을 하였다. 사실 함께 학교를 다니던 동기들 중에서도 학기초에는 유급한 친구인지, 진급한 친구인지를 한동안 구별을 하지 못했다. 첫번째 쿼터가 지나고 나서야 비로서 구별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아무튼 서남의대 학생들의 편입학으로 복잡한 시기에 많은 숫자의 유급예정은 매우 불편하다. 또다른 왜곡과 또다른 꼼수들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추가 2018.1.31.]

교수회의에서 유급사정을 거쳐 유급이 확정된 학생 수는 의학과 1학년 12명, 2학년과 3학년은 각각 1명이었다. 1학년에 작년과 동일하게 많은 숫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