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민주주의

By | 2019년 1월 2일

해를 넘기면서 마음 속에 아직도 깔금하지 못하게 남아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몇 개월 전에 선배 장로들과 대화를 하던 중, “나는 교회가 민주주의 방식으로 가는 것이 옳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한 분이 계셨다. 물론 교회에서는 신본주의가 앞선다는 것을 누구가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장로님의 말씀 안에는 ‘다수결의 횡포’에 대한 나쁜 기억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이해한다.

이스라엘이 왕권국가를 만들어달라고 했을 때에도, 모세에게 원망하며 달려들었을 때에도, 일종의 다수결의 횡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구상에서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대중의 시스템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이 바로 “민주주의”이다. 이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긴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중심에 있는 “인권”에 대한 생각을 해 본다면 과연 민주주의가 반신본주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나는 교회가 민주주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딱 한가지이다. “한국교회에서 제왕적 목회자들의 횡포가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에서 비롯하였다. 제왕적 목회가 신본주의일 수는 없다. 신본주의를 가장한 독재요, 횡포일 뿐이다.

그런 의미로 나누었던 대화가 아직도 내 마음 속에 정리되지 않는다. 교회에서 흔히 말하는 신본주의는 “하나님 중심”, 혹은 “말씀 중심”이라고 표현한다. 맞는 말이다. 당연히 하나님 중심이어야 하고, 성경 말씀 중심이어야 한다. 문제는 하나님도, 성경말씀도 인간적 성공을 위해 이용당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금의 한국교회의 타락은 목사들의 제왕적 목회에서 기인하며, 이런 목회는 교회를 구성하는 성도 한사람 한사람의 의견과 뜻을 반하여 교회를 운영하는데 있다. 이런 현상은 결국 일부 목사들의 사회적 성공과 부축적과 연결된다. 한국의 수많은 교회들이 양적 성장을 하면서 이런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고, 실제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내가 “교회는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교회를 이루는 성도들의 한사람 함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그들의 뜻을 교회 운영에 반영하며, 하나님의 자녀된 성도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하나님의 뜻이 모아져서 교회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목사의 독단적 결정이나 몇몇 소수에 의해 결정되는 운영이 아니라 “성도들의 민의를 모아서 교회운영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따라서 교회내 민주주의는 세상적인 인본주의와는 분명하게 다르다. 이 둘은 명확하게 구별되어야 하고, 또 달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직자가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종교개혁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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