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춘상 교수님

By | 2019년 2월 22일
배춘상 교수님 마지막 강의 모습, 2018년 6월 14일 (출처 : 전남의대 웹사이트)

어제 운전 중에 전화가 걸려왔다. 배춘상 교수님이시다. 왠만한 일로는 전화를 잘 안하셔서 무슨 일이신가?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올해 2월말로 정년퇴임을 하신다고 말씀하신다. 아차! 지난 해부학회 호남지회 끝나고나서 전화를 드린다는 것을 깜빡했다. 죄송한 마음이 몰려온다.

내가 본과 1학년 해부학을 배울 때는 배교수님께 강의를 받지 못했다. 전임강사를 하시다가 군입대를 하셨기 때문이다. 단지 선배들에게 ‘고약한 천재 조교였다.”고만 들었었다(당시에 조교는 누구나 무서운 존재였다.). 졸업을 한 후에 나는 조교로, 배교수님은 교수로 재직하셨다. 물론 당시 전남의대 해부학교실에는 고 최재권 교수님을 비롯하여, 윤재룡, 박성식, 김백윤 교수님이 계셨고, 그 다음이 배교수님이셨다.

배교수님은 최재권교수님을 참 잘 모셨다. 그리고 위아래 교실원들을 잘 조화를 이루게 하셨다. 아마도 해부학교실의 궂은 일은 다 도맡아서 하셨다고 보면 될 듯하다. 당시 조교였던 내게 참으로 많은 것을 알려주셨다. 특히, 교실에서의 삶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려주셨다. 해부학교실의 노교수부터 젊은 조교들까지 그렇게 잘 조율을 하셨다.

2년 전에 학교에 찾아갔을 때, 대부분의 교수들이 화순캠퍼스로 이전을 하였지만 배교수님은 얼마 남지않은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학동캠퍼스에 혼자 남아계셨다. 한쪽 팔다리가 불편한 상태이셨지만 녹차를 내놓으시고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셨다. ‘정년하시기 전에 꼭 찾아와서 인사를 다시 드려야지’라는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교수님의 전화를 받게 되니 더욱 죄송한 마음 뿐이다.

배교수님의 은퇴 이후의 삶이 늘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이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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