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Hobbit”

By | 2013년 1월 2일

새해 첫날 영화 “Hobbit“을 관람했다. 아내와 함께. 미리 예약을 했다. 밤사이에 눈이 내려 서둘러 집을 나섰다. 롯데시네마 주차장입구에서 차위에 쌓인 눈을 밀어주는 친절함도 경험하면서 말이다(내 차는 이미 눈을 모두 치우고 출발함).

세시간에 걸친 런닝타임. 영화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한숨이나 탄식이 흘러나온다. 마지막에 나오는 드래곤과 원정대의 전투를 보지 못함일까? 사람들의 반응이 별로이다. 난 정말 재미있게 봤고, 앞으로 나올 시리즈들도 기대가 되었는데 말이다. 와서 찾아 보니 별로 인기가 없단다. 미국에서는 난리가 났음에도 말이다.

왜 한국에선 인기가 별로일까? 그것은 우리의 문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첫째로, 이 영화는 호빗의 첫번째 이야기로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캐릭터가 이미 반지의 제왕에서 본 것들이기 때문에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실제로 각 캐릭터의 탄생에 대한 깊은 이야기는 모른채 말이다. 배트맨 비긴스가 인기 없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반지의 제왕이 영화로 나온 후 반지의 제왕의 책은 많이 팔렸지만, 호빗(Hobbit)은 별로 팔리지 않았다.

둘째로, 실제로 영화의 전개와 극적인 장면의 재미는 각 캐릭터의 세심한 부분까지 인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런 부분이 한국인들에겐 좀 약한 편이다. 그냥 재미있으면 되지 뭘 그리 따지냐?고 말할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난 배트맨 비긴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영화는 작가가 절반을 만들고 1/4은 감독이 만들고, 나머지 1/4은 관객이 만든다고 말이다. 어제 본 호빗도 마찬가지이다. 각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설정되어 가는 것을 상세하게 보여줌으로서 재미있게 봤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머릿속에서 재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세째로, 영화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고,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이게 한국인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빨리 가서 드래곤하고 한판 붙고 드래곤을 죽이고 승리하는 것을 원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영화가 국내에선 통한다. 그런데 이번 호빗 “뜻밖의 여정”은 전체의 도입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재미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이제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니 다음편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감독이 한국상영용으로만 만들었다면 당연히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세시간동안 정말 재미있게 영화를 보았다. 정말 어떻게 저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인가? 영화 자체에 감동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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