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천국에서 만나요

By | 2020년 12월 31일

월요일 아침에 어머니는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지난 4개월간 힘들고 긴 시간을 버티시다가 고통과 눈물이 없는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89세이신 어머니는 요양병원에서 약 3년간 계셨고, 지난 9월에 충수돌기염 수술을 위해 대학병원에 오셔서 수술 후에 급격히 상태가 나빠져서 중환자실에서 3개월이 시간을 보내야했습니다.

어찌보면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89세라는 연세의 벽을 넘기에는 힘든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요양병원에 계셨다면, 면회도 못하는 상화이었을텐데 중환자실에 계셔서 그나마 하루에 한 명의 보호자에 한해 30분의 면회시간이 주어져서 자식들이 일주일에 한번씩은 뵐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할 일입니다. 서서히 꺼져가는 등불과 같은 어머니의 모습을 자식들은 잘 받아들였고, 그나마 그렇게나 뵐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이 땅에서의 짧은 시간들, 어머니는 32년생이시기에 일제치하에서의 삶과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 그리고 5,60년대의 가난한 나라에서, 경제부흥을 시작한 7,80년대를 지나 세상이 바뀐 90년내와 2000년대를 살아오셨습니다. 그 세대들이 그렇듯이 아끼고 절약하는 삶, 남들과 나누기를 좋아하는 삶, 타인과 공감하는 마음을 가지셨습니다. 어찌 단점이나 약점이 없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오신 삶이기에 자식들은 어머니를 더욱 슬픈 마음으로 보내드려야 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위로와 격려 속에 어제 어머니를 잘 모셨습니다. 지면을 통해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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