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들을 백업하다가,

By | 2022년 2월 23일

요즈음 시간이 나는대로 내 블로그의 글들을 백업 중이다. 예전의 자료는 서버(내 연구실에서 직접 서버를 돌렸다) 고장으로 다 날라가 버리고, 2009년부터 웹호스팅을 통해 블로그에 글을 남기고 있다. 2009년과 2010년은 이미 백업을 해서 책자로 만들어 두었다.

지금은 2021년부터 역순으로 백업 중이다. 현재는 2019년 자료들을 백업 중에 있다. 백업을 하던 중 잠시 글을 다 읽게 만드는 글이 하나 있다.

내가 당시에 책임지고 있었던 바울교회 새가족부(새신자부를 말함)의 헌신예배(부서에서 주관해서 드리는 예배를 의미함) 때의 일이다. 그 때 설교자로 배덕만교수를 청빙했었다. 사실 2019년에 이 글을 써둘 때 적어두지 못한 내용이 있다. 너무 어의없고, 황당에서 공개적으로 글을 적지 못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당시에 바울교회는 외부초청 강사에게 설교료 혹은 강사료를 회 당 100만원 씩 지급했다. 그런데 배덕만 교수에게는 절반만 지급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당시에 바울교회의 담임목사는 설교카피, 짜집기식 설교, 비신학적 설교, 샤마지즘적 설교 등의 설교 문제와 재정의 남용 등으로 교회가 점점 시끄러워지는 시점이었다.

그런 시점에 교회의 문제점들을 속속히 드러내는 “기독교 본질“에 대한 설교를 했으니 담임목사로서는 얼마나 불편했을까? 아니면 자신이 직접 선택한 초청강사가 아니라서 그랬을까? 기존에 강사료의 절반만 지급하였으니 그 얼마나 우스는 일인가? 교회 부속실(일종의 비서실)의 부목사가 단독으로 그런 결정을 절대로 내릴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교회 예산집행을 담임목사가 좌지우지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바울교회의 재정은 원칙이 없이 집행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오늘 이 글을 다시보니 그 때의 상황이 되살아난다.

이미 샤마니즘화 되어버린 한국교회의 민낯이 다시금 떠오르는 시간이다. 그런 교회를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본질을 잃어버렸는데, 무당같은 소리만 해대는 데 누가 교회를 찾겠는가?

그럼에도 기독교 본질을 되찾으려는 노력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복적 샤마니즘에 심취한 세대들이 지나가면, 그 후에는 기독교 본질을 좀 더 되찾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지금처럼 덩치만 큰 교회가 아니라 기독교 본질을 추구하며, 그리스도의 뜻대로 살아가려는 젊은이들이 교회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본다.

광야에서 구세대들이 모두 죽고나서, 새로운 세대들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갔던 역사적 사실을 기독교인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덩치만 커지고, 화려한 치장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교회의 종말을 멀지 않았다고 본다. 그런 것들이 모두 부서지고나서 기독교 본질을 되찾은 교회들이 이 땅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그 날은 머지 않았다.

이 글의 작은 해프닝은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린 한국교회의 모습 중 하나이다.

**글을 올렸다가, 설교료 혹은 강의료의 액수 때문에 잠시 감추고 고민을 좀 했다가 다시 공개글로 돌려 놓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