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개론” 수업을 마치고

By | 2022년 6월 16일

작년부터 “자유쥬제”를 가지고 참여하게 된 의예과 1학년 1학기에 있는 “의학개론”은 작년에는 두번째 시간에 강의를 했고, 올해는 맨 마지막 강의를 맡았다(그 전에는 “의학연구”에 대한 주제로 참여한 바 있다.). 사실 이 수업은 “의학”과 동떨어져 보이는 “의예과” 학생들에게 의사인 선배 교수들이 학생들을 접하게 하자는 취지가 컸었다. 그러면서 “너희들은 의사가 될 녀석들이다.”라는 것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 컸다. 따라서 의학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계속 수정해 왔다.

작년에는 두번째 수업이었기 때문에 “의예과 잘 놀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트로의 성격이 강한 강의를 했었다. 물론 의학개론 수업에 참여하면서, 또 수업을 마친 후에 이와 관련된 글들을 몇개 남겨 두었다.

물론 올해는 15주 과정에서 기말고사 앞주인 14번째 수업이었다. 강의로서는 맨 마지막 수업인 셈이었다. 따라서 작년에 사용하였던 모든 자료를 버리고, 다시 수업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다시 고민이 시작된 셈이다.

그리고 어제 수업을 마쳤다. 전날 의학공용관에 가서 보고 도저히 그곳에서 강의할 수 없어서, 의대1호관 합동강의실로 옮겼다. 대신 시간은 3시에서 3시 반으로 옮겼고, 한시간 반만 강의를 했다. 사실 수업하기 직전까지 강의안을 계속 수정하였다. 할 말은 많았지만, 모든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했지만 핵심적인 메시지는 이것이었다.

2년의 시간들을 책으로 남길 수 있는 이야기가 남은 삶을 살라는 메시지였다. 그렇다고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냥 이 주제만 던졌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의예과에 대한 이야기를 1시간 반동안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 속에서 보석을 찾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그냥 개쓰레기로 취급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딱 하나이다.

“2년의 의예과 삶을 책으로 남길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을 어떻게 자신의 삶에 담아내느냐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내가 그들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도 없고, 간섭할 수도 없다. 그들의 삶은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획일적으로 살아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각자의 그릇에 맞는, 각자의 철학이나 가치 기준에 맞춘 삶을 살아내는 시간이길 바라는 것이다.

아무튼 강의를 마치고 어제 써놓지 못하고 다음날인 오늘에서야 이렇게 몇자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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