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는 남편때문에 속상해하는 글을 읽고

By | 2013년 8월 28일

아침에 카카오스토리(일명 카스)를 읽는데 결혼하여 아이들 둔 엄마인 어떤 자매가 쓴 글을 보게 되었다. 글은 체중감량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를 한다는 이야기였는데, 그 이야기속에 이런 글이 있었다. “(앞부분 생략) 부작용 우울증? 우울할 틈이 없다. 나에겐 남편이 술마시고 들어오는게 가장 우울한 일이다.“라고 쓰고 있었다.

거기에 답글을 달았다. 휴대폰에서 답을 달기란 쉽지 않고, 또 긴 생각들을 간단하게 적으려니 쉽지 않았지만 아무튼 적었다. “남편의 사회생활 때문에 마시는 술에 대한 크리스천의 죄책감에 따른 우울함보다 남편 자체의 소중함이 더 크기 때문에 술마신 것을 응원할 수는 없겠지만 남편을 존중해 준다면 남편이 오히려 술을 멀리하게 될 날이 속히 올 것이라 생각해요. 글로 적으려니 힘드네요”라고 적었다.

신약성경(개정개혁판)  에베소서 5:18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이 말씀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술 취하지 말라”라는 귀절이다. 그러나 이 말씀에 핵심은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이다. 술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성령충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의 요지를 “술취하지 않음”에 포커싱되어 있다.

물론 술을 마시는 것을 장려하고 싶지 않다. 크리스천이던지 아니던지 간에 사회에서는 “술”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매체로서 술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회의 역사에서 “술”과 “담배”는 죄악시되고 있다. 물론 담배는 그 해악이 너무 커서 요즈음은 신앙이던지 아니던지간에 담배에 대하여서는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은 아직도 관용적이다.

술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오늘 카카오스토리에서 본 자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남편이 중독자처럼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면, 남편이 술을 마시고 난동을 피우는 주폭이 아니라면, 남편이 술을 마시고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다면, 남편이 술을 마시고 사회생활에 지장(적게 또는 크게)을 주지 않는다면, 술 마시는 남편을 너무 죄인 취급하지 말아달라”라고 말이다. 물론 그 자매의 글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화를 내지도 못하고, 술에 대한 죄책감이 자신에게도 돌려지기 때문에 생기는 우울함이 아닐까?’하고 말이다.

물론 속이 많이 상할 수 있다. 남의 남편들은 술담배 하지 않으면서 신앙의 모범이 되는데 자신의 남편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상실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아내로서 남편을 응원하라고 말하고 싶다. 남편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삶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으로서 책임도 있고, 또 자신의 삶을 누리고도 싶은데,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삶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는(한국의 왠만한 직장은 다 술을 마신다. 종교기관의 병원 같은데서도 과회식때는 어김없이…) 상사와 동료, 부하직원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직장생활을 하면서 술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골치덩어리일 수 있다. 그러기에 그런 상황을 알기에 아내로서 “참음”아 아니라 “존중함”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안마시고 하는 문제보다 남편의 존재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참고 기다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남편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통해 남편은 스스로 술에 대한 조절과 억제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술을 마신 남편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결코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힐난이나 비난은 더욱 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에게 술을 마시고 온 아빠의 모습을 비꼬는 듯한 언행은 더더욱 해서는 안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들어온 남편을 보듬어 주어야 한다. 술을 마신 것을 응원하라는 말이 아니다.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는 환경속에 있는 남편을 응원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배려하고 응원하는 가족이 있는 한, 남편은 서서히 변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것이 사랑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힘이 남편을 성령이 충만한 사람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2 thoughts on “술마시는 남편때문에 속상해하는 글을 읽고

    1. 김형태 Post author

      오랫만에 댓글을 다 주시공…. 감사용.

      지금 어디 섬에서 사역중이신 것 같던데….
      화이팅!! 응원을 보냅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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