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의 아침입니다. 어릴 때 교회라고는 성탄절이나 부활절 가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집앞에 바로 교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탄절은 그저 즐거운 명절 정도로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부활절에는 찐달걀 얻어먹는 그런 날 정도로 말이죠.
2000년전에 아기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학교 다닐 때 예수라는 인물은 그저 4대 성인 중 한명으로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제게 특별한 일이 있었던 1985년 이후에는 바뀌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신앙적 체험은 제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꾼 셈입니다.
그러나 살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인간의 죄성, 더 정확히 표현하면 제 안에 있던 죄성은 지금도 존재한다고 봐야 합니다. 많이 변하긴 했지만 아직도 그런 모습이 내 안에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이런 과정을 “성화의 과정”이라고 하긴 합니다만, 인간의 연약한 모습이고, 신과 분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봅니다.
이런 무거운 주제로 글을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성탄절엔 늘 교회에서 분주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있고, 그 일로 늘 바쁜 제 모습을 한번 되돌아 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던 시간들을 다시 회상해 보는 것입니다. 물론 행사가 끝나고 가족과 함께 보내긴 합니다만, 가족과 객석에 앉아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전주바울교회는 성탄절때 마다 행사를 합니다. 아마추어들이 만들어가지만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합니다. 이번 행사는 그리 많은 시간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행사 자체는 늘 분주하고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이런 행사를 준비하는 것 중심에는 나눔이 있습니다. 올해도 “선물드림”의 시간들이 있습니다. 지난 주일 부터 성도들이 선물을 한꾸러미씩 준비해서… 쌓아가고 있습니다. 트럭한대는 불러야 할 분량의 선물이 쌓이고 있습니다. 그것을 지역사회에 나누고자 준비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성탄은 그런 나눔의 시간이기에 더욱 값진 것 같습니다. 교회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그런 나눔의 성탄절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사진들은 핼리팩스에서 살던 때에 집에서 만들어 본 크리스마스 트리입니다. 트리라고 보기엔 구조물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