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지구”를 보면서

By | 2014년 1월 19일

어제밤 서울에서 내려오는 버스안, TV에서 “늙어가는 지구”를 방송한다. KBS “세계는 지금”이라는 프로그램이 독일의 노인들과 요양시설, 노후생활 등을 조명하는 특집 프로그램이다. 버스안이라서 제대 볼 수 없다. 겨우 자막과 화면을 보고 짐작할 뿐이다. 따라서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한마디로 “노인”과 “노후” 문제이다.

버스안에서 그런 생각이 든다. 저 문제는 비단 독일의 문제가 아니고 바로 우리나라의 문제이고, 또 내 자신의 문제이다라고 말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우리는 이전에 겪지 않아야 할 일들을 겪게 된다. 대가족제도가 해체되고, 핵가족시대를 사는 가족단위가 변했음에도 아직까지 사회가 국가가 아닌 가족이 부양해야 하는 문화를 가진 우리로서는 한동안 이런 문제와 갈등의 시기를 겪게 될 것이다.

더구나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만 부모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우리사회에선 정작 자신의 노후문제를 준비하지 못하고 노인이 되어버리는 현실속에서 참으로 많은 문제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고 국가가 뚜렷한 대책을 갖고 있지도 못하다. 겨우 선거를 위해 몇십만원씩 던져주겠다는 떡밥만 남발할 뿐이다.

노인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끌고 가는 우리사회가 안타까울 뿐이다. 사회적 관점, 경제적 관점, 의학적 관점 등 각자의 관점에 따라 보는 눈도 달라지고 해결을 위한 노력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다. 국가가 책임지지 못하는 노인문제를 우리 사회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지는 것이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앞으로 노인들이 짊어지고 갈 짐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오래사는 것이 곧 행복은 아닌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예상은 상당히 우리의 삶을 우울하게 만든다).

국가가 만들어야 할 노령화시대의 시스템,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들, 그리고 각자가 자신의 노년을 위해 준비해 할 것들, 중요하지 않은 요소는 하나도 없다. 특히 우리사회는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트렸다는 생각이다. 젊어서 좀 더 검소하게 살 필요가 있다. 너무 풍요로움속에서 곧 닥칠 노령의 시간들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문제가 단순히 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젊어서 부터 미리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런 비전을 국가와 사회가 제시해 주어야 하고 거기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가야 한다. 특히 건강에 관련하여 의학과 공학이 함께 만들어가는 헬스케어시스템도 바로 이런 노령화시대에 맞는 사회적 준비의 일환이다. 하나씩 하나씩 준비해가는 우리 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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