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취미…

By | 2011년 4월 23일

저에겐 고약한 취미가 있습니다. 레코딩입니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레코딩은 오늘날 큰 돈을 들이지 않고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에 관심(단지 관심만)이 많은 저로선 교회에서 부르는 노래를 녹음을 해 보겠노라고 수년간 준비해 왔습니다. 꽤나 괜찮은 장비도 사고, 프로급 소프트웨어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게 하루 아침에 쌓인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아닌 수년간 많은 수고와 경제적 지출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바쁜 삶가운데서 이런 취미를 누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이런 환경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해 오면서 비교적 저렴한 음향기기의 어얼리 어댑터(Early Adapter)가 되었던 시기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기기들에 대한 리뷰를 많이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기기에 대하여 많이 알아서가 아니고 알아가는 과정들을 적어가려고 리뷰를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수십개의 리뷰를 쓰고 말았습니다. 이 리뷰들은 “프로툴스 이야기”(현재는 운영하지 않음)라는 사이트에 적어가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심지어는 이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돌릴 수 있는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리뷰들을 적을 수 있었습니다. 돌아켜 보면 리뷰 쓰는 것이 어느새 취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리뷰가 음향 전문가들이 쓰는 그런 리뷰는 아닙니다. 처음 기기를 접해보고 그 느낌들을 적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때로는 뭔가 많이 아는 것 처럼 잘못 비추어지기도 하고, 때론 스토커의 시달림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쓸떼없는 짓을 했어’가 아니고, ‘나름대로 열심히 적어보려고 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즈음도 새로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만나면 적어두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곤 합니다. 간혹 적고 있기도 합니다. 제 리뷰가 갑자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내용이 아닌 편집에 있습니다. Mac에서 돌아가는 pages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한 깔끔한 편집이 내용에 비하여 전체적인 퀄리티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옷이 날개라고.

아무튼 조금은 재미있어 보이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말하자면 이게 고약한 취미입니다. 취미라고 하기엔… 좀…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