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하다는 것

By | 2014년 4월 25일

나는 젊어서 “무난하다“라는 소리를 참 싫어했다. 뭔가 개성이 없다는 것 자체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말이 좋아지고 있다.

2년전인가 자동차 푸조클럽에서 운동화 하나를 샀다. 회원중 신발콜렉터가 한 명 있었는데, 간혹 신발을 중고로(새신발이지만) 내놓는다. 예뻐보이는 운동화하나를 구입했었다. 그런데 이 신발은 예쁘긴 한데 이 신발과 어울릴 수 있는 옷이 거의 없다. 요즈음 유행하는 아웃도어와 맞추어 입지 않으면 참 어색하기 그지 없는 그런 신발인 셈이다. 즉, 이 신발은 예쁘긴 한데 무난하지 않다.

아내는 옷을 살 때 마다 무난한 옷을 산다. 옷가지수가 별로 없는 아내는 무난한 옷을 선택해야 이옷저옷에 무난하게 잘 맞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 운동화는 면바지나 청바지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아웃도어 바지를 입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신발이 되고 말았다.

세상을 살다보니 “무난함“의 장점들을 많이 보게 된다. 뛰어난 사람보다는 무난한 사람이 좋다. 그렇다고 개성이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무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좋다. 물론 삶의 모습이 희석된 사람들을 절대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도 옷도 모두 “무난함”의 철학이 때론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어떤 좋아보이는 신발이던지 옷을 잘 입을려면 거기에 맞는 또다른 옷들이 필요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옷이 많은 사람들이 계속 옷을 살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무난함“은 세상속에서 “조화“의 미덕을 가져다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2 thoughts on “무난하다는 것

  1. okid(권여사)

    교수님, 운동화가 이~~~쁜걸요? ^^

    “무난” 하다는 것…만큼이나 “평범”하다는 것…도
    싫으셨나요? 푸ㅎㅎㅎ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평범하고 무난하다는게 참! 쉽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특히 아이들은 그러하네요..성적이 우수하고 운동도 잘하고 남들과 다른, 특출한 뭔가가 있는 아이로 커주길 부모님들은 원하시겠죠?

    그러나 작은 일에도 즐겁고 다른 아이들이 웃을 때 같이 웃을 줄 아는… 동감할 줄 아는… 그리 건강하고 평범하기가 얼마나 쉽지 않은 건지… 남들과 쉬이 융화되어 평범하게 생활하는 것이 제일 어려워 보입니다. ^^;;

    저 역시 오늘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황금 불금을 맞아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 밤입니다~
    평온한 주말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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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제 생각에도 예쁜 신발이예요.
      단지, 보통바지와는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죠. ㅋㅋㅋ

      무난하게 세상을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잘 지내시죠?
      언제 빚을 갚아야 하는디…. ㅋㅋ
      기회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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