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많은 CCM 및 Gospel 음반들을 소장하고 있다. 국내 음반은 하나도 빠짐없이 구입하려고 했었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 그러나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말까지 나온 CCM음반들은 대부분 나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80년 중반부터 CCM 음반을 구입하기 시작해서 약 15년간은 그렇게 사서 모았던 것 같다. 그렇게 구입한 테이프는 한꺼번에 박스에 넣어 두었고, CD는 내 연구실 CD장(별도로 제작을 한)에 보관하고 있다. 그 CD들은 대부분 MP3파일로 바꾼 후에 컴퓨터에 저장해 두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장르가 맞지 않아서 잘 듣지 않는 음반도 있지만, 가끔씩 파일을 열어서 들으면 나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하는 음반들이 있다.
그 중 테이프를 MP3로 바꾸어 둔 음반이 하나 있다. 그것이 바로 “브레드린“의 “항해자들“이다. 브레드린(Brethren, 형제단이란 뜻)이란 밴드의 첫 앨범 “항해자들”이다. CD장 CD케이스들 사이에 꼽혀 있는 테이프를 꺼내들었다. 검정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디자인 된 종이껍질 안에 플라스틱 케이스가 있고, 그 안에 같은 디자인의 스티커가 테이프 앞뒤면에 붙어 있다.
오늘 바깥 종이커버에 있는 내용들을 옮겨 본다.
항해자들
A면
- 주는 나의 삶 (외국곡)
- 언제나 내 주를 찬양해 (외국곡)
- 그 절망속에서도 (김동철 곡)
- 나 항상 여기있어 (김동철 곡)
- 아름답기도 하여라 (김동철 곡)
B면
- 항해자들 (김동철 곡)
- 찬양하라 (김동철 곡)
- 내 영혼을 주님께 맡깁니다 (외국곡)
- 나 주님안에 살리라 (외국곡)
- 가난한 마음 (조형민 곡)
연주자들
- Drum 이기완, Piano 조형민, Syn.Organ 김동철, Bass Guitar 이헌, 1st Guitar 김지호
- Singer 김동규, 신승일, 조은경, 남한나, 홍윤성
녹음 : 대원레코드사
이들의 노래를 간혹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즈음으로 보면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음반이다. 그런데 나는 이들의 노래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 오늘 확인해 보니 이 음반이 나온 것이 88년이나 89년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공윤위심의필 날짜가 88년 5월 1일로 되어 있다). 당시 교회 안에서 밴드 음악은 76년에 창단되어 전국의 교회를 순회하며 집회를 하였던 “늘노래”가 독보적인 존재였다.
80년대 초에 한국교회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최덕신과 주찬양선교단은 한국교회의 부흥과 함께 교회음악을 주도하였다. 아마도 전국적으로 수많은 찬양팀이 교회중심 또는 선교회 중심으로 만들어져 활동하던 시대였다. 한국교회에 처음으로 찬송가라는 단어 외에 CCM이라는 장르로 현대음악을 교회음악에 접목시키는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교회음악이 풍성해지고 있을 무렵 기독교백화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테이프가 바로 브레드린의 “항해자들”이었다. 이들 음반이 CD로 출시되지 않아서였는지, 당시에 가난한 조교였던 내가 돈을 아끼기 위해 테이프를 구입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또 1집이라고 표현되어 있어서 2집과 동시에 나왔는지, 아니면 그 후에 2집이 나왔었는지 도저히 알 수는 없다.
그 이후로도 수많은 팀들이 나오고 음반도 쏟아져 나왔다. 주옥같은 음반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드린의 항해자들은 내 곁에 항상 머물러 있다. 왜냐면 그들의 음반에서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악색깔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그들의 음악에 빠져들고 만다.
“나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너희들도 한번 해봐”라고 말하는 듯 한 느낌의 찬양곡들이다. 그들의 음악은 억지스러움이 없다. 그들 음악은 진솔하다.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자신들만의 고백을 음악에 담아서 듣는 이들에게 전해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런 이유로 내가 그들의 음악을 늘 듣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그 추억을 이렇게 적어둔다.
B면 첫번째 곡인 “항해자들“이란 곡에서 그들은 이렇게 고백한다.
1.
정든 해변을 떠나 용감하게 바다로 나갈 때,
용기어린 우리 마음이 여행이 끝나기 전엔 쓰러지지 않게 해주소서.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바다로 나갈 때
용기어린 우리 마음이 여행이 끝나기 전에 쓰러지지 않게 해주소서.
(후렴)
무슨 일이 생기든, 무슨 일이 생기든 우린 주님을 믿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든, 무슨 일이 생기든 우린 주님을 믿습니다.
바다는 넓고 우리의 배는 작기에.
2.
우정의 등불 빛나고 하늘의 평화가 있는 곳
고향을 향해 길을 떠날 때 무사히 우리를 데려다 주소서
(후렴)
무슨 일이 생기든, 무슨 일이 생기든 우린 주님을 믿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든, 무슨 일이 생기든 우린 주님을 믿습니다.
바다는 넓고 우리의 배는 작기에.
무슨 일이 생기든, 무슨 일이 생기든 우린 주님을 믿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든, 무슨 일이 생기든 우린 주님을 믿습니다.
바다는 넓고 우리의 배는 작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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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2024.7.11. 동영상으로 올려둡니다. “항해자들”
<추가> 2024.9.10. 동영상으로 올려둡니다. “가난한 마음”
<추가> 2024.9.12. 동영상으로 올립니다. “그 절망속에서도”
저도 오래전부터 찾고 있던 찬양팀인데 혹시 음원을 구할 수 있을까요?
메일로 연락을 한번 주시길 바랍니다.
htkim@jbnu.ac.kr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앨범, 노랫말이 문득 생각나 찾아다녔는데 여기에 애정을 담아 소개한 글이 있네요. 얼마나 기쁘고 반가운지요. 다시 듣고 부르고 싶은 노래인데 유튜브에서도 찾지 못하겠던데요 혹 음원을 들을 수 있을까요? 귀한 글과 소개 고맙습니다.
학생 시절 좋아하던 앨범이었고
이따금 찾아보았으나 어디서도 찾지 못했는데
여기서 보게 되니 반갑고 기쁩니다.
혹시 음원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https://youtu.be/wHFJD6YLCiQ
와… 테잎 늘어나도록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이 곡은 ‘삶이 묻어난 예배 예배가 묻어난 삶’ 앨번에서 리메이크 버전을 들을 수 있었는데, 다른 곡들은 찾아볼 수가 없네요. 이렇게 되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노래들도 한번 올려볼까 생각 중입니다.
기대됩니다. 어렴풋하게 ‘주는 나의 삶’의 베이스 라인이 참 매력적이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찾고있는 곡이 있는데 하박국 3당16-19절 찬양제목이’무화과나무가’였던거 같은데 기억이 희미합니다 제 기억에는 브레드린 엘범에
수록된 곡으로 기억됩니다 ‘무화과 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엔 열매가 없고 감람 나무엔 소출이 없으며 밭에는 식물이 없네 길가에 널린 돌들도 이제는 노래를 그쳤네 하지만 난 주님을 믿으니
기뻐하며 주님을 찬양 하리라 나는사슴처럼 뛰놀며 경배하리라 나의 구원의 하나님’ 이런 곡인데 음원을 아무리 찾아도 나오질 않네요 혹시 있으시다면 부탁 드리겠습니다
맞습니다. 브레드린의 “항해자들” 있던 곡입니다.
제목은 “그 절망 속에서도”라는 곡입니다.
테입의 A면(앞면) 세번째 곡입니다.
조만간에 영상으로 올려보죠.
https://youtu.be/hOWqYkcTph8
너무감사합니다 학교때 유일하게 나의 위로가 되어 주었던 엘범 브레드린 너무 좋아서 항상 가지고 다녔는데 삶이 팍팍하다 보니 잃어버리고 다른 곡은 잊어 버렸는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항해자와 그 절망 속에서도는 잊혀지질 않더군요 좋은곡 너무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학생때 듣던 음반이고 정말 많이 들어서 귀에 익고 가사도 다 외웠었는데 이렇게 듣게 되니 너무 감사합니다
혹시 유튜브에 올리신 곡 외에 다른 곡은 들을 방법이 없을까요?
가능하시다면 부탁드립니다
aeiro123@naver.com
여기에 모두 올려두었습니다.
http://holyabba.com/?p=38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