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49] 형아야~ 참기름 지켜!

By | 2014년 9월 19일

시골에서는 참기름을 짤 곳도 없다. 읍내에 나가야 한다. 읍내에 가면 이모네 집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형은 이모네 집에서 살았다.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 다녀야 했기 떄문이다. 즉, 이모네 집에서 하숙을 한 셈이다. 어느날 엄마를 따라 읍내에 갔다.

시장도 보고, 참기름도 짜기 위함이었다. 읍내에 가면 자연스럽게 이모네 집에 머물렀다. 그날도 그랬다. 이모네 집에서 놀고 있는데 마침 집에 갈 버스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엄마와 함께 운동화를 사러가기로 했다. 그날 시장을 본 물건과 짠 참기름은 이미 들고가지 좋게 보자기에 싸여 있었다.

엄마와 함께 신발사러 가기위해 이모집을 떠나면서 형에게 이렇게 말했다.

“형아야! 참기름 지켜!”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웃기 시작했다. 이모, 엄마, 사촌형, 형… 모두 박장대소를 하였다. 이모집에 있는 물건을 지키라고 했으니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어린 마음에 물건들을 잃어버리면 안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런 습성은 성장하면서 계속 남아 있다.

이 일은 지금도 이모나 형에 의해 이야기꺼리가 되곤 한다. 잘못한 행동은 아니지만 우스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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