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한옥마을 산책

By | 2016년 9월 13일

시골에서 택시로 전주까지 올라오신 어머니와 한옥마을 산책. 도착하신 후 점심을 드시고 피곤해서 바로 주무셔서 한시간 쯤 지나 깨어서 한옥마을로 향했다. 계속 집에만 계시면 저녁식사 때까지 소화도 잘 안되시거나 때론 위장장애가 발생 할 수 있어서, 운동도 시킬 겸 해서 모시고 나간 것이다. 오실 때 실버카(노인들이 밀고 다니는 유모차)를 가져오시라고 했기 때문에 차에 싣고 한옥마을에 갔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설 유료주차장이 한가하다. 아니나 다를까 한옥마을내 도로는 거의 주차장이 되어 있다. 불법주차들이다. 양방향 길들이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도로가 되어 있어서 오고가는 차들이 엉켜서 난리가 아니다. 한옥마을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주차장에서 향교를 향해 가던 중, 자주 가는 망고 쉐이크 가게인 “리치망고”에 들어 ‘스페셜 망고 쉐이크’를 주문해서 그 앞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가 골목을 통해 향교로 향했다. 어머니께서 실버카를 밀고 가기에는 중간에 차들도 나타나고 운전들도 이상하게 운전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지만, 한옥마을을 찾은 목적이 “운동”인 관계로 향교를 계속 향했다. 물론 중간중간에 목화, 호박, 박 등도 보면서 걸었다. 오랫만에 학인당 앞에서 학인당의 역사도 살펴보고, 한옥마을 갈 때 마다 찍고 싶었던 현대수퍼마켓도 카메라에 담았다.

향교근처에 손수건을 파는 아주머니께 인사를 하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내신다. “한옥마을에 주민이 없어요. 모두 관광객들 뿐이예요”라고. 갑자기 십수년전 나에게 한옥마을의 주택을 사서 고쳐서 살자고 한 교수 한 명이 떠올랐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별로 후회스럽지 않다. 이렇게 복잡하게 변해버린 한옥마을에서 사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닐 듯 싶기 때문이다.

향교 앞을 가니 화장실을 가고 싶다는 어머니 때문에 혼자서 열심히 주차장까지 걸어가 차를 가지고 향교 앞으로 와서 어머니를 픽업해서 집으로 왔다.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은 산책이었지만, 어머니께서 저녁을 맛있게 드신다. 목적를 완성한 것이다. 저녁은 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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