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뒤에 숨겨진 천박한 사회

By | 2018년 6월 17일

오늘 아침에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에 관련된 온라인 뉴스를 보다가 뉴스에 붙은 댓글들을 보게 되었다. 댓글 안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유명대, 의대 진학은 곧 돈 많이 버는 길”이라는 것이다. 직업의 가치에 대한 고민이나 성찰은 없고, 오로지 돈이다.

그런 관점에서 의대를 진학해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 사회가 돈을 쫒는 사회가 되어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의대졸업 후 의사들의 전공과목을 정하는 것도 결국 “개업의 편의성”과 “수입”을 중심으로 “인기과”라는 것이 정해진다. 당연히 성적 순이다. 의대 성적을 중요하시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안타까운 사회이며, 불행한 시대이다.

의학이나 의료에 대한 가치가 바로 돈으로 정해진다는 것 자체가 이미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나는 지금의 우리 사회의 모습이 바로 “죄와 악”이 판치는 세상이라고 본다. 우리사회의 가치관은 이미 왜곡되어서 왜곡된 모습을 정상으로 착각하고 산다는 것이다.

나의 이러한 외침은 그저 ‘이상한 사람의 헛소리’ 정도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먼 훗날에 우리가 심판대 앞에 섰을 때 우리는 뭐라고 변명을 해야 할 것인가? 변명 자체도 없을 수 있다. 자신의 기준 자체가 왜곡되어 있으니 “내가 뭘 어쨌다고?”라고 따지고 달려들지도 모른다.

에이 로쿠스케가 쓴 “아름다운 외길 장인(도서출판 지훈, 2005)에 나오는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사는 방식에는 귀천이 있다.”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이 말을 생각하고 우리사회를 바라본다면 이렇게 결론이 내려진다. “우리사회는 천박해질대로 천박해졌다.”라고 말이다. 자기비하가 아니다. 이미 우리사회는 천박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철학도, 공의도, 의리도 없는 그런 사회가 되어 버렸다. 그저 돈을 쫒는 사회 말이다.

에이 로쿠스케는 윗 글 아래에 “인간이란 ‘출세했나 안 했나’가 아니다. ‘천박한가 천박하지 않은가’ 둘 중 하나이다.”라고 적었다. 사람들은 출세와 성공을 향해 달려가지만, 정작 자신의 삶이 천박한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지 못한다.

소돔과 고모라를 보면서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우리사회가 이미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사회인데도, 사회구성원들은 그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자신들의 잘 먹고, 풍요롭게 사는 모습이 그저 ‘기준’이라고 판단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가난에서 벗어났다고 지식이 생긴 것은 아니다. 가난에서 벗어났다고 철학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가난에서 벗어났다고 삶의 태도나 방식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 채 그저 겉모습만 화려하게 바뀌었을 뿐이다.

지금의 우리사회의 모습은 부와 풍요로 치장된 가면 뒤에 천박한 모습이 감추어져 있을 뿐이다(Our present society hides only a vulgar way of thinking behind masks embroidered with the wealth and abundance.)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우리사회는 전쟁과 가난 속에서 살았던 세대들이 가고, 이어 베이비 부머들이 이 사회의 어른들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도 삶의 시작이 가난이었다. 그리고 그 세대들은 그저 “잘 살기 위하여” 인생을 살아왔다. 그 이후의 세대들은 사회적 성공을 위해 경쟁속에서 살아왔다.

지금의 젊고 어린 세대들은 풍요로움 속에서 인생을 시작했다. 분명 풍요롭지만 풍요로움을 누리기 보다는 더 큰 풍요로움을 성취하기 위한 경쟁 속에 내몰리고 있다. 그들이 누려야 할 “가치”에 대한 성찰과 고찰이 전혀 없이 아직도 가난만을 해결하겠다는 기성세대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보기 드물게 부한 나라가 된 우리사회가 이젠 더 이상 “돈, 돈…”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 생각이 다음 세대로 흘러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들이 인생의 가치를 배우고 그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들에게 올바른 가치를 심어주지 않는 것은 기성세대의 “죄악”이다. 그 죄악에 대한 댓가를 분명히 치러야 할 때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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