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야기 – 자연의 법칙

By | 2018년 7월 17일

이제 텃밭의 꽃들은 시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어젯밤에 텃밭에 물을 주었지만, 오늘 아침에 다시 물을 주었다. 아무래도 모레 아침에나 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물을 주고 나서 사진을 남겨두려고 아이폰을 꺼냈다.  이제 꽃들을 정리해주어야 할 때가 된 듯 하지만 이번주까지는 봉선화나 분꽃을 놔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채송화에는 벌들이 날아와 꿀을 빨아댄다.

 

봉선화에 예쁜 거미줄이 물방울이 맺힌 채 아름답게 보인다. 보이지 않던 거미가 나타났다. 예쁜 거미이다. 거미를 카메라에 담으로고 다가가는데 놀라운 광경이 일어나고 말았다. 사마귀가 나타나 거미를 재빠르게 앞발로 제압을 한다. 그리고 배를 열심히 쪼아댄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그 순간 ‘사마귀를 건드려서 거미를 살려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자연의 법칙에 따르도록 놔주자.’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것이 이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내 사마귀는 거미의 항문부위를 빨아댄다. 아마도 거미알을 꺼내먹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거미는 자신의 거미줄 바로 옆에서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그런데 기대했던대로 더 젊은 거미 한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배가 홀쭉한 더 젊은 거미이다. 그 거미는 근처 봉선화 잎사귀 아래에 숨어 있다. 물론 살생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불과 10cm 가량 떨어진 곳에 말이다. 자연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반복되고 있었다.

2 thoughts on “텃밭이야기 – 자연의 법칙

  1. 김은영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 봄이 오면 그동안 그냥 놔 두었던 마당을 손보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땅이 선사하는 기쁨, 놓치지 말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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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케이프타운은 지금 겨울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봄을 기다리는 것이 맞군요. ㅎㅎ

      저도 담주에는 봉선화를 뽑아내고…
      2주 정도 휴식기를 거친 후에…
      가을 꽃을 심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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