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중인 좀 특이한 음반 하나,

By | 2021년 7월 4일
이 사진은 그냥 검색된 몽골사진일 뿐이다. 음반의 자킷은 아니다.

내가 소장한 수많은 음반 중에 좀 특이한 음반이 하나 있다. 제목은 “몽골어 찬양 2009″라고 표시되어 있다. 모두 13곡이 들어 있고, 플레이 시간은 44분이다. 이 음반은 내가 녹음과 편집을 했다. 그것 이외에는 별로 기억이 없다.

어느날 여자선교사 한 분이 나를 찾아왔다. 그녀의 요청은 “교회에 녹음실에서 녹음을 할 수 있느냐?”였다.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녀가 가져온 반주는 녹음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노래방 반주기에서 나올 듯한 그런 상태로 만들어진 반주이었다.

그 중 타이틀 곡인 첫 곡의 반주는 도저히 녹음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연주자에게 피아노 연주를 부탁했고, 그것을 반주로 사용하였다. 아무튼 녹음은 단 하룻만에(내 기억으로는) 끝났던 것 같다. 그 분은 12곡을 내리 불렀다(한 곡은 반주음악으로 음반에 실었다.). 그 열정과 의지가 대단했다.

그리고 반주와 보컬을 믹싱했다. 프로툴스(ProTools, 녹음실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녹음 편집 프로그램) LE버전으로 녹음하고 편집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보컬에 공간감을 주고, 이미 완성이 되어 있는 반주와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었다.

보컬은 그녀가 부른 상태를 가능한 유지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믹싱과 편집을 끝내서 한장의 CD에 담아 주었다. 제목도 없다. 그냥 track 01 부터 track 13까지 붙어 있다. 오늘 아침에 그녀의 노래를 들어보면서 녹음 당시를 떠올렸다. 기억은 희미해져가지만 말이다.

12곡을 내리 불렀던 그 열정과 몽골의 선교사로 가면서 꼭 몽골어 찬양 음반을 가지고 가야겠다는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오늘 아침에 보니, 11곡은 몽골어 찬양이고, 12번째 곡은 한국어 찬양이다. 그리고 13번째 곡은 반주만 들어 있다. 아마도 그렇게 해달라고 했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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