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머리 의대교수, 머리를 길었던 시절

By | 2013년 5월 4일

머리카락을 길게 하고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 2007년 2월 치아의 교정장치를 강제로 뗀 후에(극심한 체중감소와 체력저하, 전해질 이상 등으로 인한) 체력을 보강하던 중 바쁜 일상때문에 얼마간 이발할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체중의 회복과 더불어 약간 긴 머리카락의 모습이 날카로웠던 인상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런 이유로 머리카락을 길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머리카락을 잘랐던 2011년 1월까지 약 4년간 난 그렇게 긴 머리카락을 하고 다녔다.

의과대학교수로서는 조금은 파격적인 모습이긴 하였지만 짧지 않은 세월을 그렇게 하고 다녔다.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늘 우연히 검색을 하다가 당시에 찍혔던(?) 사진 한장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따라서 이렇게 몇자를 적어 놓는 것이다.

학생들은 대체로 긴머리의 교수를 좋아했다. 교수들의 반응은 다양했다(나중에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나서 피드백을 해 준 교수님들도 있다). 교회에서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대체로 불편해했다. 두 아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고, 아내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아내는 항상 같은 모습보다는 변화하는 모습을 원하는 사람이다. 짧게도 해보고 길게도 해보는 것을 원한다.

난 긴머리가 패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길러보고 싶었다. 긴머리의 의대교수…라는 조금은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직업을 떠나 그냥 긴머리를 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물론 결정적인 학생의 한마디가 기폭제가 되긴 했지만(이 이야기는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2000년도 한번 시도했다가 사회적 압력에 굴복하여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교회의 장로가 된 나는 앞으로 긴머리를 하기 힘들 듯 하다. 사회적 압력 때문이 아니라 자의적 결정이다. 그냥 말썽이 되는 것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그것때문에 때론 오해도 생길 수 있고, 때론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짧지 않은 시간 긴머리를 하고 다녔던 시간들은 내게 소중한 시간들이었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어가고 있다.

  • 2022년 4월 12일 “머리를 길었던 시절…”라는 제목을 “긴머리 의대교수”로 바꾸어 놓는다. 검색을 쉽게 하기 위하여.

2 thoughts on “긴머리 의대교수, 머리를 길었던 시절

  1. 푸른아프리카

    말썽이 되는것을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문구가 맘에 와 닿습니다…
    저는 그 점이 속이 상합니다..
    난 그대로이나 내가 입은 운동복이 조금 끼는걸 입었다고 내가 그동안 흘린 땀은 생각치도 않고
    쑥덕이는 사람들…난 그대로이고 여전히 열심히 업을 행하지만 차하나 바꾸었다고 팔아줬다고 돈 많이벌었나베 하고 빈정대는 사람들…
    이젠 일일이 변명하고 잘보이고 싶지 않은데요..
    내가 변한게 아니라 그들이 변한거라 생각합니다..
    아우… 좋은것만 보면 눈에 가시가 돋나…..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뜨아..푸아님…

      카페에 사진 올린 이유를 아시겠지요? ㅋㅋㅋ

      다시 길러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대로 좋네요.
      그리고 사실… 50넘어서 긴 머리를 유지하려면….
      머리카락이 건조해지는 나이이기 때문에…
      깔끔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답니다. 아무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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