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돈까스(pork cutlet)를 좋아한다. 대학교에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학교 앞에 있던 스넥코너(푸드코트를 당시엔 그렇게 불렀다)에서 먹었던 돈까스 때문이다. 당시에 700원이었던 돈까스는 나에게는 가격대비 최고의 음식이었다. 그렇게 즐겨먹던 돈까스를 다시금 맛있게 먹기 시작한 것은 1999년이다. 바울교회의 교육관 6층에 있었던 카페테리아”쎌라“에서 돈까스를 다시 접하면서 부터이다. 조그마한 카페테리아 셀라에서 파는 샌드위치와 돈까스는 인기있는 메뉴였다.
카페테리아 “쎌라”를 하시던 부부는 2004년에 삼천동에 조그마한 돈까스 가게를 열었다. 자본이 넉넉하지 않앗던 부부는 건물 5층에 호프집으로 운영되던 곳에 가게를 열었다. 1, 2층도 쉽지 않은 음식 전문점이 5층에 오픈했으니 처음에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초창기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이제는 많은 손님들이 돈까스닷컴을 찾고 있다. 나는 식사를 해야 할 손님이 전주에 오면 주저하지 않고 돈까스닷컴에서 식사를 한다.
돈까스닷컴은 12년정도 된 전주시 삼천동에 있는 돈까스 전문점이다(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용리로 25, 063-225-4454).
네이버지도에서 검색하면 나온다
돈까스닷컴을 오랫동안 다니는 이유는 당연히 “맛”이 있기 때문이다. 그 “맛있다”라는 것은 16년이란 세월동안 변하지 않으면서도 질리지 않는 맛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나는 돈까스닷컴의 맛의 이유를 몇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 첫째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고기며, 치즈며, 과일소스까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재료에 대하여서는 아래에 따로 써 두었다). 전에 과일소스를 직접 만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돈까스 위에 그냥 뿌려진 소스가 아니다. 돈까스위에 정성을 얹는 소스였다.
- 둘째로, 저렴한 가격이다. 재료 대비 좋은 가격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시중에 마구 파는 더 저렴한 돈까스와 비교를 하면 곤란하다.
- 세째로, 깔끔한 반찬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국이다. 여름엔 오이냉국을 겨울엔 된장국이나 미역국을 주는데 이것들이 돈까스와 잘 어울려 입맛에 딱 들어 맞는다.
- 네째로, 스프의 경우도 일반 돈까스집에서 주는 크림소스가 아니다. 계절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는데 여름철엔 흑미를 이용한 스프인데 정말 맛있다.
- 다섯째로, 튀겨내는 기름이 신선한 탓에 튀김이 매우 부드럽고 바삭거린다. 절대로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다.
나는 거의 한가지 메뉴만 먹는 편이다. 호박고구마까스이다. 난 한번 꽂히면 끝까지 한가지만 고집하는 버릇이 있다. 간혹 다른 메뉴를 먹긴 하지만 대부분 호박고구마까스를 먹는다. 재료와 메뉴(종류), 가격은 돈까스닷컴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는 소개글에서 따왔다.
재료에 대하여 ..
- 고기 : 청정제주 야생흑 도야지를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공수받아 사용한다.
- 소스 : 제철 생과일로 끓여서 만들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 치즈 : 치즈의 원조 임실츠즈만 사용한다.
메뉴와 가격에 대하여 (2015년 8월 기준)..
- 모듬 (고무마, 이돈, 순살, 생선) / 8,000원
- 이탈리안 돈까스 / 8,000원
- 옛날 돈까스 / 7,000원
- 생선까스 / 7,000원
- 치즈롤까스 / 8,000원 – 피망, 버섯, 치즈 등이 어울어진 피자 맛
- 호박고구마까스 / 8,000원 – 섬유질이 풍부한 부드러운 다이어트 식사
- 김치지르꼬베르 / 8,000원 – 개운한 묵은 김치와 치즈의 완변학 조화
- 이타리안치킨까스 / 8,000원
- 이탈이란감자까스 / 8,000원 – 부드러운 감자와 치즈의 고소한 맛
- 어니언까스 / 9,000원 – 양파 샐러드와 겨자소스의 환상적인 궁합
- 스파이시 치킨까스 / 8,000원
- 스파이시 이탈리안까스 / 8,000원
글을 쓰기 위해 돈까스닷컴에 사진을 부탁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약간 편집(밝기, 음영, 사이즈 조절)한 후 여기에 올려본다. 필자는 주로 호박고구마까스를 먹지만 아래에 있는 것들도 이미 맛을 보았다.
한 접시의 돈가스를 놓고도 이렇게 파헤칠 수 있는 분석력이 놀랍습니다.
지금 야심한 시간이라 배가 조금 출출해서 와인 한잔 마시며 이 글을 씁니다.
‘전주’하면 놋그릇에 나오는 한정식만 생각했는데 아니군요.
사진에 있는 저 노~오란 단무지를 먹어본게 언제인가 싶습니다.
음식 깔끔하네요.
전주가면 가볼 곳이 또 한곳 추가입니다.
>> 케이프타운에서
네, 전주 오시면 꼭 모시고 가겠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에서 오신 지인 분들을 모시고 갔더랍니다.
돈까스드시고 한옥마을 보신 후에….
전주전통비빔밥 드셔도 좋을 듯 합니다.
비빔밥에는 전통주인 모주(알콜이 1%이내)를 드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아무튼 일단 비행기를 타셔야…… 합니다.
한국은 연일 무더위인데… 케이프타운은 추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새벽에는 창문너머 찬공기가 방안으로 들어옵니다.
말씀만 들어도 혀가 호사를 누리고 배가 이미 불러 옵니다.
1980년대 후반, 친구 결혼식으로 경북 울진에서 차를 대절해서 전주를 찾았습니다.
결혼식장에서 노래를 부르기로 했는데 가는 도중 이미 술에 취해 완전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전주 도착 후 한옥으로 된 식당에서 또 마셨으니 …
그 이후로 스치듯 전주를 다녔네요.
고국은 많이 덥다고 하네요.
여기 겨울 바람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어요.
건강하시구요.
>> 케이프타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