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어른과 대화를 하다

By | 2015년 11월 19일

몇주 전에 70대 어른을 만났습니다. 우리 교회에 나오신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기도모임에 나오는 어른이십니다. 최근에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시라 건강이 그리 썩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얼굴에 70년을 살아온 인생이 묻어나는 분입니다. 30대 중반에 남미로 이민을 가서 그 만큼의 시간을 남미의 여러 국가에서 사시다가 70대 할아버지가 되어 귀국한 것입니다.

별로 말이 없으신 그 분이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련 이야기를 하시면서 35년을 떠나 있던 고국에 되돌아와서 느끼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두가지였다고 합니다. “이기적으로 변한 우리 사회”와 “자식에 목숨을 거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들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부모들이 자식들의 자랑이 되어야 하는데, 자식을 자랑하기 위해 사는 인생들인 것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부모가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높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자식들이 존경하는 부모가 될텐데 다들 자식들이 어디 대학에 들어가고, 어디에 취직하고, 등등 자랑을 늘어놓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씁쓸하다고 하십니다.

이제 병약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게신 70대 할아버지가 무슨 욕심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 것도 아닐테고, 자신이 교육을 많이 받아서 하시는 말씀도 아닐텐데, 현재의 우리 사회의 잘못된 모습을 보시고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하시는 이야기라 대화 도중 계속 수긍을 했습니다.

“자식의 자랑이 되는 부모가 되라”라는 취지의 이야기였습니다. 맞습니다. 부모들이 자식의 자랑이 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가 잘나고 똑똑하고 부자이고 많이 배웠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사회의 책무성을 다하며 자식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도 얼마든지 존경과 자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2 thoughts on “70대 어른과 대화를 하다

  1. 김은영

    먼 훗날 저의 미래를 보는 듯 합니다.
    고국과 떨어져 살아보니 우리의 민낯이 그대로 보이더군요.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지면 안될까요?
    손해 보니까 안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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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어째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자신과 직접적 관계나 이익이 없는 관계에선…
      ‘인간이 저렇게 반응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즈음 길거리에서 질문 같은 것은…아예 생각을 못하겠습니다.

      저렇게 살려면 왜 세상을 살까?라는 생각이 들곤 하죠.
      필요하면…언제든지… 주변의 사람들을 이용하면서도….
      남들에겐… 자신의 어떤 것도… 나누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친절도 자신이 그런 위치에 있을 때…
      배려도 자신에게 이익이 있을 때…
      나오는 행동 같다는 생각이…. 한국땅에선…. 계속 듭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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