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어보니 전에 지도학생이었던 전임의(fellow)다.
군대에 다녀와서 현재 병원에서 전임의로 일하고 있다.
손에 커다란 수박이 들려있다.
순간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친다.
남자들이 이런 걸 들고 누굴 방문하는 일이 쉽지 않는 일이고
더구나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가 이걸 들고 연구실까지 오는 일이란 더욱 그렇다.
2년 전엔가 커피를 사들고 온 적이 있었는데…
군대제대하고 병원에서 일하게 되어서 방문한 것이다.
청첩장도 함께…
난 학생들이 스승의 날… 꽃다발이나 선물을 사오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선물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용돈을 타서 살아가는 학생들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선물을 사가지고 오는 일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해 왔다.
학생들에게 늘 이야기한다.
“편지 한장이면 족하다. 그리고 나중에 졸업해서 찾아온다면 그게 진정한 선물이다”라고.
올해도 어김없이 학생들은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선물하러 왔다.
야단을 칠 수 밖에 없다.
물론 학생들이 고마움을 표시하는 훈련으로 그런 것도 해 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교수님들도 계시다. 그 말씀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성인이기 때문에 졸업한 이후에 찾아 올 수 있는 제자라면…
나도 그 제자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이런 생각은 꽤나 오래되었지만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정말 선생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선생님 말씀에 존경심이 우러나옵니다.
근데 수박 굴러다니지 말라고 받쳐놓은 슬리퍼가 웬지 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