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일찍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큰 가방에 빨래를 넣어가시고 말입니다. 그리고 둘째아들과 점심을 먹고 다시 내려옵니다. 터미널에 기다리고 있던 저와 함께 광주에 갑니다. 첫째아들을 보러 가는 거죠. 물론 열번가면 한번 정도 얼굴을 볼까말까합니다만. 그리고 전주로 오면 밤 9시가 넘습니다. 때론 10시가 넘을 때도 있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어제부터 혼자서 머리를 굴려 보았습니다. 오늘은 저혼자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서울에서 도착하면 바로 집으로 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서프라이즈…는 아닙니다.
그냥 매주 서울과 광주를 오가야 하는 아내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 해서 그렇습니다. 물론 그렇게 한 적은 몇번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미리 계획을 세워서 그렇게 한 것이었고 오늘은 몰래 그렇게 했습니다. 그전에 알리면 본인이 가서 직접 청소를 하겠다고 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어제는 12교시를 내리 강의를 했으니 육체적으로 매우 피곤한 상태입니다.
아내는 작은 거인입니다.
그렇다고 뼈가 굵은 여자는 아닙니다.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봅니다. 아내가 도착한 후, 터미널에서 광주쪽이 아닌 집으로 향하는 것이 이상했는지 제가 말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마침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으며 완산교까지 와 버렸으니… 아내는 궁금했지만 참고 있었습니다.
용머리고개를 넘어 교회앞을 지나는데 한마디 묻습니다. “혹시 광주 다녀왔어요?”라고.. 그래서 대답했습니다. “오 오”(문자로 하면 “ㅇㅇ”입니다) 아내가 조금이라도 쌓인 피로가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남편덕에…
늘 본받고 싶은 부부의 모습입니다…^^
울 남편은 언제 철이 들까요?? 늘 기대하고 실망하는데…
내 나이 되면 철 들어요.
나도 젊어서는 개판…오분전…
지금은 철이 들어서…
그나마 감사하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