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교회의 새가족부를 맡게 되었다. 그동안 유아부에서 몇년간 봉사를 하면서 참으로 아이들과의 시간이 너무 행복했었다. 이제는 좀 더 성숙된(?) 모습으로 교회에 첫발을 내딛는 분들을 위해 봉사하려고 한다. 교회에 오는 초신자는 진짜 초신자(교회라는 곳을 처음 와보는 사람)와 이사 등으로 사는 지역이 바뀌어거나 다른 이유로 기존의 성도가 바울교회로 오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바울교회에서는 이 두 경우 모두를 새신자로 분류한다.
새신자가 바울교회에 오면 가등록을 가게 된다. 정식으로 교인으로 등록을 하기까지는 8주간의 교육이 필요하다. 교회를 처음 오는 초신자이거나 기존의 교회를 다녔던 분이나 모두 동일하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정식 교인이 아닌 셈이다. 현대의 교회는 현대사회안에 있기 때문에 이런 공식적인 절차들이 필요하게 되었다. 더구나 요즈음 이상한 이단들이 설치는 통에 더욱 더 이런 과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렇게 새신자를 양육하는 부서가 바로 “새가족부”이다. 새가족부는 한 명의 목사와 두 명의 전도사가 수고를 하고 있고, 내가 부장을 맡았으며, 30여명의 양육사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 30여명의 양육사 중에서 실제 새신자들을 교육하는 일을 하는 분들이 10여명 되고, 식사 봉사와 안내 등을 맡은 분들이 20여명이다. 3분은 편지를 쓰는 일을 통해 봉사를 한다. 수년간 새신자가 운영되면서 이제는 상당히 체계적인 부서가 되었다.
처음 새신자부에 가서 양육실 등 시설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 양육책자를 보게 되었다. 사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바울교회를 처음 온 새신자가 만나게 될 교회의 얼굴이라고 생각되는 책의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내용은 오랜 기간동안 정리해 오면서 비교적 체계적으로 잘 정리가 되어 있는데, 편집하는 과정에서 너무 조악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특히 표지는 요즈음의 책의 개념과는 멀어 보였다. 따라서 새신자부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일이 바로 “새진자 양육을 위한 소책자”를 다시 만드는 일이었다.
책을 받는 순간, 읽어 보고 싶은 책을 만들고자 했다. 물론 전문가의 손을 빌면 더 잘 만들어지겠지만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먼저, 기존의 책의 내용을 모두 타이핑했다. 그리고 내가 나름대로 정리를 했다. 뺄 내용은 과감히 삭제하고, 필요한 내용을 첨가했다. 그리고 세 분의 교역자와 수정과 편집의 과정을 거쳤다. 모두 6회에 거쳐 수정을 했다.
표지의 타이틀은 “가족(家族)”이었다. 수많은 단어들 중에서 이 단어를 선택했다. 바울교회에 등록 교인이 되는 것은 한 가족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표지의 색상을 찾고, 타이틀의 폰트를 정했다. 뒷표지에는 바울교회의 엠블렘을 중앙에 작게 넣었다. 표지의 어떤 곳에도 바울교회라는 말이 없다. 가족이라는 단어와 엠블렘이 전부이다.
내용은 정말 많이 바뀌었다. 처음에 수정을 주저하던 교역자들도 차츰 과감한 추가와 삭제를 시도했다.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아무리 40여 페이지인 책자라고 할지라도 그런 과정이 필요했다. 그림은 가능한 넣지 않았다. 폰트도 나눔 명조와 나눔 고딕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책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오늘 양육사들에게 시범적으로 사용할 소량을 인쇄를 맡겼다. 양육사들이 직접 사용을 해보고 다시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수정한 후에 정식 버전을 만들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