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옷이 별로 없다. 정말 없다. 옷을 잘 사지 않는다. 그런 아내가 이야기한다. “50대가 되면 옷 사주세요”라고.
아내는 청바지와 티셔츠가 전부이다. 물론 정장에 가까운 옷들이 있긴 하지만 오래된 옷들이고 잘 입지 않는다. 보험회사에서 의료심사역으로 일할 때는 정장을 입고 다녔으나 학원에서 강의하는 요즈음은 그런 정장이 필요가 없다. 위에 가운을 걸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아내가 50대가 되면 옷을 사입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자가 50대가 되면 이제는 바깥으로 보여지는 모습도 관리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젊어서는 그저 대충입어도 되지만 그 나이가 되면 차려입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는 전혀 사치를 할 줄 모른다. 자신을 위해서는 철저하게 아껴쓰는 편이다. 대신 남편과 아이들에겐 꼭 좋은 옷을 사주곤 한다. 그런 아내가 50대에는 어떻게 하고 다녀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다.
50대에는 그저 나이든 사람들이 많이 입는 비싼 옷이나 화려한 옷을 입으려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나이에 맞게 얌전하고 우아하고 기품이 있는 그런 옷을 입어야 한다. 그것이 50대들이 추구해야 할 옷맵시이다. 아내는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아내가 50대가 되면 아이들에게 돈이 들어가지 않는 시기가 되니 가능할 듯 하다.
40대인 아내는 50대가 되었을 때의 자신의 모습을 그리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50대에는 더욱 성숙한 내면의 세계와 함께 밖으로 표출되는 자신의 모습까지도 가꾸길 소망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