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퇴근

By | 2017년 7월 3일

아마도 교수 발령을 받고 나서 10년 정도는 밤 11시 전에 퇴근해 본 적이 거의 없다. 다만, 캐나다에 살던 시절만 7시 정도에 퇴근을 했다. 그리고 두 아들이 대학교에 들어간 후에는 공무원(?)과 같은 출퇴근 시간을 유지해 왔다. 물론 출근시간은 보통 공무원보다 한두시간 빨리 츨근을 하지만 말이다.

요즈음 아내 때문에 내가 퇴근이 빨라졌다. 퇴근을 빨리 하니 다른 세상이 보인다. 우리 아파트 뒤에 유치원의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하교하는 초등학생들도 보인다. 그리고 맨날 주차장에 서 있는 차량들도 눈에 보인다. 낮시간에 주차장을 떠난 차들은 일을 하러간 차들이고, 낮에 세워져 있는 차들은 주로 우리 아파트의 노인들이 타는 차량들이다.

특히 유치원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신기하다. 아이들이 뭘 안다고 소리를 지르고, 우기고, 따지고, 웃고, 난리가 아니다. 재미있는 세상이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행복하다. 나이가 든 탓일까?

그런데 가끔 일찍 집에 오면, 뭘해야 할지 순간 판단이 서지 않을 때가 있다. 물론 주로 설거지와 빨래, 청소를 하게 되지만 말이다.

아참, 이른 퇴근 때 불편한 것 한가지는 운전을 이상하게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특히 베이비부머세대들의 운전은 가히 엽기적이다. 운전을 잘 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 세대들의 정신세계는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그런 문화를 다음 세대들이 그대로 답습할까 하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무섭다.

2 thoughts on “이른 퇴근

  1. 김은영

    이런 시간이야말로 정말 의미있는 삶이 아닌가 합니다.
    ‘그냥 지내는 것’도 정말 좋은 휴식이니까요.
    사모님의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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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집사람은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주부터 물리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간 약물치료로는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직장을 완전히 그만 두고…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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