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1학기의 마지막 수업은 신경해부학 수업이고, 강의 주제는 “바닥핵(기저핵, Basal Ganglia, Basal Nuclei)”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글들이 몇개 있다.
- 1학기 강의를 마치며 (2016)
- 1학기 강의를 마쳤습니다 (2013)
- 신경해부학 강의가 시작된다 (2-15)
- 미친 짓을 시도하다 (2017)
올해 교과서가 갑자기 바뀌었다. Snell 신경해부학 7판 번역판이 없어서, 8판 원서를 보기로 한 것이다. 그림이 대부분 바뀌어서 강의안을 급하게 업데이트했다. 물론 나는 이 책에 있는 내용만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바닥핵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능적 측면을 많이 강조한 두권의 책의 내용을 더했다.
사실 Snell 신경해부학은 바닥핵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도록 구성되어 있다. 물론 책의 전체볼륨에 맞추다 보니 기능적 측면이 부족하기도 하고, 또한 해부학적 구성에 대한 내용도 부실한 편이다. (물론 기저핵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 보면 매우 좋을 그런 내용이다.)
학생들에게 보낸 강의안은 실제 강의하는 키노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닥핵의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가지이다. 기저핵의 구성, 주변 구조물과의 연결, 그리고 기능이다. 바닥핵의 주된 기능은 “자세”와 “수의운동의 조절”이다. 이것을 위해 수많은 주변구조물들이 등장하고, 수많은 연결이 설명되어야 한다. 실제로 전체를 다 이해하고 나면 별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배우는 학생들에겐 쉽지 않은 내용이다.
현재까지 연구에서 밝혀진 바닥핵의 4가지 회로에 대한 설명을 끝으로 강의는 마무리되었다. 한 챕터이지만 내용이 방대하여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긴장해있었던 탓에 꽤나 피곤한 하루이다. 점심을 먹으면서 나를 위해 ‘아포가토’를 먹었다(마셨다고 해야 하나?).
수업이 끝나고 의학교육실의 유교수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내년에는 동영상 강의를 배포하고, 강의를 듣고 온 학생들이 질문을 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평가를 하자는 것이었다. 한번 시도해 보려고 한다. 어제 구입한 App인 “movavi”를 이용하면 쉽게 강의 동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