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개론 동영상 강의 만들기 1

By | 2021년 2월 14일

참으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일단, 처음 강의라 강의안 자체가 없어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고, 가장 큰 문제는 첫 제목을 “의예과에서 잘 놀기”라는 제목을 정해놓고 강의를 하려니 상당히 막막하기도 했다.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 안에 있었지만 이것을 하나의 강의로 만들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따라서 맵핑(mapping)을 시작했다. 애플의 Mac에 기본적으로 들어 있는 소프트웨어인 Numbers에서 mapping을 시작했다. 생각이 날 때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하나씩 추가해 나갔다. 때론 삭제로 하고, 수정도 하고, 새롭게 넣기도 했다.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파일이 바로 아래의 사진과 같다.

Numbers의 캡쳐 화면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구성에 따라 원고를 만들었다. 윗 캡쳐사진의 회색바탕의 글들이 원고의 골격이 되었다. 이렇게 원고를 만들어가면서 원래는 그냥 내 얼굴이 그대로 나오는 강연식 동영상을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강의를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괜찮겠냐?”는 질문에 주변의 사람들은 반대했다. 왜냐하면, “너무 유튜브스럽다.”가 그 이유였다.

처음에 생각한 강연식 동영상의 화면 컨셉.

따라서 곧바로 강연식 영상은 포기하고, 곧바로 Keynotes를 이용하여 강의안을 만들었다. Keynotes에는 바탕에 영상을 많이 넣었다. 너무 넣으면 전체적으로 강의가 촌스러워질 수 있어서 갯수도 줄이도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했다. 매우 간단한 애니메이션도 넣었다. 이런 어려움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강연식 영상을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Keynotes 썸네일 화면 캡쳐

이렇게 만들어진 Keynotes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원고를 만들고, 전체적인 화면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흐름은 Numbers의 mapping 때문에 쉽게 정리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고민이 있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학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까?’

이것은 피터 드러커의 말이 동영상 강의를 만들려는 내 마음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Peter Drucker

아무튼 어제 녹음을 했다. 그리고 편집 중이다. 녹음은 Logic Pro X로 했다. 마이크는 컨덴서 마이크인 LCT 440 pure를 썼다. 그동안 강의는 주로 다이나믹 마이크인 Podcaster Pro를 사용했다. 나같은 아마추어들이 집에서 녹음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수준의 마이크이다.

아무튼 녹음을 마치고 지금 편집 중이다. 중간에 잘못된 부분들을 털어내는 것이 작업의 대부분이다. 강의 오디오는 어떻게 해야 소리가 좋아질까?라는 고민을 해보지만 뽀족한 수가 없다. 일단 노트북에 달려있는 마이크로 녹음한 것 보다는 훨씬 더 선명해서 감사할 뿐이다.

아직 오디오 편집이 안끝나서 몇분 짜리 영상이 나올지 잘 모르겠다. 일단 기록용으로 적어둔다.


4 thoughts on “의학개론 동영상 강의 만들기 1

  1. 김은영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무슨 말을 들었느냐가 중요하다”
    왜 말을 하는지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지적으로 담아 두겠습니다.
    최근 교수님의 얼굴을 만날 수 있어 좋구요.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김선생님,
      설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전 연휴 4일간 아예 아파트 밖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차를 한번도 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냥 집에서 강의영상 만드는데 집중하고…
      오후엔 산책을 하는…
      말그대로 휴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화면은…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영상강의 잘 만들기”라는 동영상강의의 한 장면입니다.
      제가 교수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제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강연식으로 동영상을 만들어보려다가..
      포기하고…
      그냥 강의식으로 만들어 봤는데….
      교재를 가지고 가르치는 강의와 많이 달라서…
      지식이 짧은 제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 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어제 눈이 내려서 아직 녹지 않았는데…
      내일부터는 기온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또 뵙겠습니다.

      Reply
      1. 김은영

        교수님

        이번 설명절엔 꼼짝을 안(못)하셨군요.
        두 아드님이라도 집을 찾아와 함께 했더라면 좋았겠습니다.

        이역의 명절은 더 쓸쓸하고 허전합니다.
        이런 기분은 세월이 갈수록 더 심해지더군요, 참 이상한 감정입니다.
        뼛속 깊이 새겨진 옛정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고국도 그러하지만 남아공 분위기는 나들이 나갈 형편이 아니라 1년 넘게 집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내와 재택근무하는 딸과 매일 얼굴을 맞대는 행운도 생겼습니다.
        저는 사람을 만나 일하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성취를 느끼는데 그게 단절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에너지도 좀 떨어졌다고 해야 할까요.
        이 시간이 얼마나 더 길어질까요.
        교수님도 학생들과 대면을 통해 보람 찾으시는 부분이 많으셨던 것 같은데 안타까운 시간이 흘러갑니다.
        제가 교수님이 제작한 영상 교재 내용은 이해할 수 없지만 학생들에 대한 애정만큼은 금방 느낄 수 있답니다.

        늘 좋은 생각이 담긴 글 감사히 읽고 많이 배워갑니다.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봄맞이 준비도 하십시오.
        고맙습니다.

        케이프타운에서 드림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네. 언제나 그렇듯이 명절은 아내와 보냅니다.
          어머님이 살아계셨을 때는 어머니가 집에 오셨는데…
          2020년 설부터는 코로나 때문에…
          어머니는 병원에 계셔야 했었고…
          이제는 영원한 안식처로 가셨으니….
          함께 명절을 보낼 일도 사라져버렸습니다.

          김선생님도 가벼운 산책이라도 하셔서..
          기운을 되찾길 바랍니다.

          저도 사실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만나는 수업을 통해…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하지만..또한 얻기도 하기 때문에..
          대면수업의 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점심때 회의가 있었는데…일단 이번 학기에도…
          “비대면수업원칙”가 발표되었습니다.

          영상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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