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교과부의 발표자료 정리]
2010년은 의과대학-의전원 체제의 대변화가 있었습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의전원 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에 이어 2010년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약속한대로 각 대학에서 의전원의 잔류와 의과대학으로의 회귀를 결정하는 중요한 해였습니다. 학과장으로서 학교일을 맡고 있는 제 입장에선 상당히 복잡한 문제였습니다. 많은 대학들이 의과대학으로의 복귀를 선언한 후에도 행정적으로는 아직도 복잡한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시각은 그저 자신의 입장에서 의전원의 제도가 좋을 수도 있고, 의과대학의 제도가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 기준이 자신이나 자녀들의 입학과 관련되어 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학에 몸담고 있는 저로서는 입시의 벽을 넘어 의학교육과 의료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학교수로서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의대를 선호하는가?’하는 본질적인 문제를 시작으로, ‘앞으로 한국의 의료시스템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는가?’하는 고민까지 많은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선 급한 것은 앞으로 향후 의전원과 의대 체제에 대한 홍보 또는 정보공유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굳이 적는 이유는 제 홈페이지를 찾는 분들이 대부분 이 부분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의전원으로 완전히 전환한 대학 중 가천대(40명), 강원대(49명), 건국대(40명), 제주대(40명)가 의전원에 남고, 병행대학이었던 동국대(49명)이 완전 의전원 체제를 선택함으로서 총 5개 대학(입학정원 210명)이 의전원 체제로 유지될 것입니다. 따라서 2017학년도 입시부터는 오직 200여명 정도의 의전원 학생을 뽑게 될 것입니다.
둘째로, 편입학제도가 있습니다. 완전 의전원 제도였던 대학 중 2017학년도 부터 되돌아가는 (2016 학번까지만 선발을 하게 됨) 대학들은 30%의 학생을 편입학으로 뽑아야 합니다. 즉, 의예과 대신에 일반대학을 졸업한(졸업예정자 포함) 학생들을 4년간 편입학제도로 뽑게 됩니다. 따라서 의전원 입학을 할 것이냐? 의대를 편입학으로 들어갈 것이냐?를 선택해야 합니다. 길은 넓지만 아무래도 이 길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에겐 상당한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해당되는 대학이 가톨릭대, 경북대, 경상대, 경희대, 부산대, 이화대, 인하대, 전북대, 조선대, 충남대, 차의과대학 등입니다.
세째로, 병행대학들은 2015학년도 부터 의대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2013 학번부터 의예과를 뽑습니다. 당연히 2012년 가을입시에 의예과를 뽑는 학교들입니다. 지금 즁학교 3학년들에게 해당됩니다. 따라서 지금 고1들은 그 만큼 의예과의 폭이 넓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에 해당되는 대학들이 고려대, 동아대,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여남대, 전남대, 중앙대, 충북대, 한양대 등입니다.
가장 큰 문제가 지금 고1, 2학년들입니다. 이 학생들은 올해와 같은 숫자의 의예과 정원이기 때문에 수년간 줄어들었던 의예과 정원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여전히 입시의 문은 닫혀있다고 보야 할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바로 의예과를 가던지, 의전원 체제를 노려야 하는데 문제는 이들이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 의전원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전원 체제가 되어서 분명히 이익(? 꼭 이런 표현이 적절하지 않지만)을 본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학생들이 생기고 만 셈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교과부를 탓하겠습니까? 대통령을 탓하겠습니까? 역사의 소용돌이속에서 만들어진 폐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이겠지요. 옛날같으면 서울에 있는 메이저대학(전 메이저 대학들은 메이저 대학이라고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을 쉽게 들어갈 학생들도 좁아진 입시의 문턱에 눈높이를 낮추어야 하는 상황에서 의전원 문턱까지 높아지고 있는 기간에 끼인 세대가 되었기 때문에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과대학 교수로서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의전원이던지 의대던지 들어가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대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해 보지 않았던 공부의 경험들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대교수들 마져도 “의대는 시험만 없다면 다닐만 하다”라고 표현합니다. 그 정도로 힘든 시간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의대를 졸업한다고 다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과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하는 관문에 또 서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커다란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의대에 들어와야 한다고 봅니다. 인생의 그림을 크게 그려놓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이 의대생 그리고 의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의대-의전원 체제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쓸 생각입니다.
안녕하세요~
예전에 방명록에 글 남겼던 학생(?) 입니다. ^^
(좀 오래되었는데 기억하실지.. 의전원 준비하는 학생입니다)
현재 의전원 입학을 준비하는 수험생으로 대부분의 대학이 의대로 돌아
가기로 결정했다는 기사를 보고 굉장히 실망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도 의전원을 준비하고 있지만 주위친구들에게
의전원가려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경제적 안정’을 이유로 들더군요.
사실 의전원의 도입취지가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것 아니었습니까..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석사과정을 하면서 부족한 공부를 위해서는
의대를 가야겠다고 생각한 제게 의전원 도입은 정말 꿈만 같은 기회였는데 말입니다..
기초과학을 한 학생으로 (석사졸업생이라 아직 부족하지만..) 실험실에
지원하는 대학원생들이 줄어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기초과학 연구를 하는 의사와 그리고 생명과학 연구에 종사하는
Ph.D, 연구원들이 더 많아지고 그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할텐데,
그런 세상을 꿈꾸기에는 제가 너무 순진한건지..
댓글 쓰고 보니 글쓰신 내용과는 좀 동떨어진 댓글을 단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다음 글 기대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의전원에서 의과대학으로의 전환은 어찌 보면 예상되었던 문제입니다.
다만, 의전원이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도 않았고
그 부분에 대한 검토과정없이 너무 감정적으로 되돌아간 것 같아서..
제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아픕니다.
의전원의 도입취지 중 의과학자 양성은..
교과부에서 잘못 꺼대는 카드였습니다.
전혀 예측이 빗나갔고.. 오히려 이공계 대학의 혼란만 가져왔습니다.
실제로 의전원체제하에서… 의과학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고..
MD-PhD과정을 하고 있는 대학도 그리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전북의전원의 경우는 모범적으로 잘 하고 있었는데….
교과부에서 재정적 지원을 중단(기존 학생들만 지원. 신규는 미지원)하면서
과연 교과부가 의과학자 양성에 마인드가 있는지 의심스럽게 되었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시각 자체가 옛날과는 달라졌습니다.
최근에 그런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의학”보다는…”의료”..에 중심을 두고 있고…
의료행위에 따른… 경제적 보상을 더 크게 생각하는…
사회가 된 것은 아닌가…하는 슬픈 생각까지 듭니다.
최근 국내에는…
MD 출신의 기초의학자가 매우 드문 상태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역사의 흐름과 그 흐름속에서의 한 개체로서….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지 못하는 이 사회가…
안타깝습니다.
결코…의전원…의과대학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