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회의 문화는 그 사회의 구성원들의 공통된 생각과 사상이 투영된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문화는 아직 초보적 단계라고 보여진다. 서구에 비하여 많이 늦은 자동차시대를 맞이했고, 다만 다른 점은 그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우리의 발이나 말(馬)을 대신한다. 하나의 수단이고, 하나의 도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는 그 사람의 신분이나 사회적 위치, 부를 상징하기도 하다. 그런 사상을 바탕으로 자동차의 선택이 이루어지다 보니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상당히 획일화되어 있다.
근래들어 다양한 수입차들이 들어오면서 개성이 넘치는 차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조금 생겼을 뿐, 아직까지도 상당히 획일화된 차량선택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차량의 색상이 블랙아니면 화이트였던 시절이 있었다. 레드나 엘로우, 블루는 상상도 하질 못했다. 그런 이유로 흰색과 검정색 사이의 회색이 도로를 덮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 좀 더 다양한 색상이 나오고 있다. 물론 자동차 회사들이 만들어내는 칼라의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사람들 머릿속에는 “튀면 안돼”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채색의 화이트, 블랙, 그레이를 제외하고는 중고시장에서도 제 가격을 받질 못하니 당연히 사람들은의 색상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자동차의 디자인도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단형 차량을 선호한다. 그러면서도 짐을 많이 싣기를 원한다. 상당히 이율배반적인 생각이다. 최근 SUV의 상승세는 레저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SUV 차량의 증가가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치백 스타일의 차량은 아직도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다. 실용성 보다는 보여주는 부분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이런 자동차문화의 뒷면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속에 자리잡은 “획일화”는 때론 무섭기도 하다. 디젤차를 비아냥 거리던 것이 얼마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수입차의 선택에서는 “독일차+디젤”이라는 공식을 적용한다. 물론 기름값의 상승이 한몫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억대의 차량을 선택하면서도 디젤을 선택하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문화가 바뀌었으면 한다. 아니, 사람들의 획일화된 사상이 좀 변했으면 하는 것이다. 다양성의 부재에서 벗어나자는 말이다. 자동차 문화를 보고 전체를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사람의 생각은 단지 한분야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나지 않고 보편성을 띄기 때문에 우려스럽다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