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호강이다.
지난 주 C200에 이어 오늘은 GOLF TDI Blue Motion을 시승했다. 지난 주 시승을 도와주었던 분이 소개해 주어서 예정보다 빠르게 시승이 진행되었다. 오늘 오후에 있을 실습이 내일 오후로 미루어졌기 때문에 잠시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시승이라기 보다는 수다에 가까운… 헐…
차를 바꾸어야 하는 타이밍임에 분명하지만 봉급쟁이가 차를 바꾸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올해는 여러가지로 돈이 많이 들어가는 해이기 때문이다. 등록금 때문에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이미 대출도 받은 터라 여러가지로 복잡한 상황이긴 하다. 그렇지만 삶의 질도 생각해야 하는 이유로 자동차를 바꾸어 보려는 것이다. 폼내기 위힘아 아니고 서울과 광주를 열심히 오가야 하는 입장에서 안전과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에 썼던 글 처럼 세 종류의 차를 머리속에 두고 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지금 타고 있는 카니발과 마티즈를 계속 타려는 생각에 대대적인 수리를 한달전에 마친 바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특성상 8년 째 접어든 카니발과 6년 째 접어든 마티즈 중 하나는 바꾸어야 할 듯 하다. 특히 당분간 서울을 매주 가야하는 상황이 가장 큰 고려대상이다. 버스를 타는 것과 거의 비슷한 지출을 해야하기 때문에 짐이 없을 때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운전 스트레스도 없고. 그러나 짐이 많은 날이 더 많으니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야하는 상황들이 벌어진다.
아무튼.
Blue Motion이란 큰 글씨가 자동차 옆면에 새겨진 말 그대로 시승차량이 도착했다. 헐. 작동을 굳이 익힐 필요없이 이것 저것이 우리나라 자동차의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특별히 새롭게 알아둘 것이 없었다. 좌석과 사이드미러를 맞추고 바로 출발했다. 주행코스는 지난 주에 잇었던 C200의 주행코스와 동일했다.
브레이크를 밟고 차가 서면 바로 시동이 꺼진다. 첫 시동 꺼짐만 어색하고 그 이후로는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GOLF은 소형차다. 준중형이라고 보기엔 그렇다. 그렇다고 경차는 아니다. 아반테나 포르테 보다 약간 짧다. 프라이드나 차고가 좀 높은 소울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휠베이스가 좀 짧다. 그러나 차는 매우 묵직하다. 어~ 뭐가 이리 무겁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큰 길로 나가 보니 상황은 전혀 다르다. 1600cc의 차량답지 않은 파워가 느껴진다. 원래 차를 살살 다루는 제 입장에선 굳이 험하게 운전을 해 볼 필요는 없는 듯 해서 필요한 몇가지만 테스트하기 위한 경우 이외에는 일반 주행과 거의 동일했다. 대신 수다를. ㅋㅋ.
일단 낮은 rpm에서도 높은 토크를 느낄 수 있다. 디젤엔진의 긴 카니발에서 늘 불만이었던 뒤꼬리 붙이기(???)가 GOLF는 짦은 꼬리를 가진 차라는 느낌이다. 금새 내 뒤편 차 부위기 내 등에 딱 달라 붙어서 오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마티즈에서 느끼는 뒤의 오싹함과는 다르다. 추월을 위한 가속의 테스트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최근에 나온 1.4 TSI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운전도중에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다만, 짧은 휠베이스에서 오는 통통거림과 커브길에서의 밀림은 예상했던 부분이었다. 주행코스에 일부터 심한 언덕길(전주에서 장수를 넘어가는 고갯길)을 택한 이유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어느정도 처음부터 예상했던 부분이라 크게 불만은 없다.
솔직히 전체적으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수입차 중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거 저렴하다고 했다고 돌 날라올지도 모른다)과 실속있는 크기, 그리고 주행능력 등은 GOLF에 대한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매니아들이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 지금 당장 차를 바꿀 상황은 아니지만 바꿀 상황이 되면 GOLF는 제 1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스펙을 너무 좋아하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모든 하드웨어에서도) 저로선 가능한 두리 뭉실하게 시승느낌을 적어보고 싶어 이렇게 간단하게 마무리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