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어린 강아지를 사오셨다. 개가 잘 안되었던(이 이야기는 이미 적은 바 있다) 우리집에서는 이렇게 반복적으로 강아지를 사야했다. 어린 강아지가 엄마가 그리웠던지 며칠밤을 그렇게 울어댔다. 나는 방안으로 들여와 재우고 싶었으나, 아버지께서는 개는 밖에서 재워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방안에 들여오지도 못한 채 어린 강아지는 밖에서 그렇게 며칠을 울어댔다. 며칠이 지나니 적응이 되었는지 포기를 한 것인지 밤에 낑낑대는 일이 많이 줄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집에서 키우던 닭 한마리가 강아지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기회만 되면 강아지를 쪼아댔다. 어린 강아지는 그 닭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을 다녔다. 강아지를 계속 괴롭히던 그 닭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백숙으로 거듭(?)났다. 강아지를 괴롭히던 닭이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강아지가 중간 크기 정도 자랐을 때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이제는 그 강아지가 닭들을 쫓아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완전히 물지는 않았지만 계속 쫓아다니면서 닭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어린 강아지 때 닭에게 쪼이며 쫒기던 것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 같이 보였다. 심지어는 이웃집의 닭까지 공격했던 개는 나에게 계속 혼이 났다. 차츰 닭을 공격하던 버릇은 얼마되지 사라졌지만, 나의 어린 눈으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개를 많이 좋아했던 나로선 닭에게 쫓기던 강아지의 모습과 또 닭을 쫓던 개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언젠가 그런 강아지를 마당에서 키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