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기

By | 2014년 10월 29일

나는 3층에서 산다. 따라서 엘리베이터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 무거운 짐이 있거나 정말 피곤할 때 아니면 계단으로 올라간다. 오래전에는 3층은 아예 엘리베이터가 서질 않았다. 침대와 소파를 구입했을 때, 운반해 온 아저씨가 엘리베이터가 되지 않는다고 정말 궁시렁댔다. 언젠가부터 3층도 엘리베이터가 작동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몇년전에 새로 교체한 이후에 된 것 같다. 물론 엘리베이터 전기세도 관리비에 포함되어 나오고 있다.

나는 퇴근길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올라가는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계단으로 올라간다. 밤시간에 쓰레기를 버리려고 나올 때 엘리베이터 1층 입구에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밤에 운동을 나갈 때나 운동 후 귀가할 때도 마찬가지로 버튼을 누른다.

애들과 같은 장난짓일까? 아니면 변태짓일까? 나는 오랫동안 그렇게 밤시간에 엘리베이터 앞을 지날 때면 언제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놓는다.

이유는 한가지다. 피곤한 몸으로 퇴근하는 사람들이 바로 와서 1층에 와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올라갈 수 있도록 작은 배려를 해놓는 것이다. 물론 전기세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다시 올려서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그러나 우리 아파트의 특성상 밤에는 사람들이 집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다. 있다고 해도 내가 내려놓은 엘리베이터를 다시 올려서 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오직 귀가하는 사람을 배려하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전기세가 좀 더 나오더라도 말이다.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기다리면서 사람들이 하루의 고단함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지체없이 바로 집으로 올라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엘리베이터를 1층에 대기시켜놓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나가서 눌러놓고 오는 일은 없다. 자연스럽게 지나가다가 눌러놓는다.

나는 이런 이유로 하루에 최소 한번 이상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2 thoughts on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기

  1. mone81

    선생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선생님 같은 분의 배려로 17층에 사는 저는 작은 행복감을 느낍니다.
    사실 저도 언제 부터인가 저녘시간대에 집에 도착해서는 1층으로 눌러 놓는답니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클래식과 함께 더욱 풍성한 가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정말 오랫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1층 버튼을 누르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ㅋㅋ
      늘 감사드립니다.

      Reply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