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잠을 일곱시간이나 자면서 서울의대를 갈 수 있습니까?” 오늘 어떤 교수님과 이야기를 하던 중 그런 질문을 제게 합니다. “맞습니다. 충분한 잠이 좋은 학습결과를 가져 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모든 학습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수험생들이 낮에는 학교에서 졸거나 자고, 밤시간에 늦게까지 공부를 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낮에 졸거나 자려면 밤에 왜 공부를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사람에겐 바이오리듬(biorhythm)이 존재합니다. 아무래도 낮시간에 뇌의 활동이나 육체적 활동에 적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인체시계(internal clcok, 내부시계)와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 인간에게 있어서 “송과체(pineal body)”라는 기관이 이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등척추동물에서는 이 송과체가 매우 중요한 제3의 눈(eye)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리듬이 완전히 보통사람과는 달리 시간대가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학생들의 뇌활동이 낮시간에 맞추어야만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왜나면 낮에 시험을 보기 때문입니다. 뇌를 낮시간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바이오리듬을 갖게해 주는 것이 부모로서 해야 할 일 같습니다.
저는 두 아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밤 늦게까지 공부를 시켜본 적이 없습니다. 가능한 11시전에 잠자리에 들도록 합니다만, 실제론 거의 12시가 되어서 잠이 듭니다. 6시반에 기상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 6시간 반 밖에 잠을 자지 못합니다. 저는 7시간은 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의대에 다닐 때 꼭 11시에 자고 정확하게 6시 10분에 일어났습니다. 물론 졸업후 조교를 하면서 이 룰(?)이 깨지고 말았습니다만.
언제가 둘째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담임선생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주원이가 12시 전에 잔다고 하는데 2시정도까지는 공부를 하고 자야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당시에 저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아니요, 잠은 12시 전에 자고, 또 충부한 시간을 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이죠.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은 2시가 넘도록 공부하는데, 집에서 다니는 주원이가 학습시간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말씀해 주셨습니다(물론 그 마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인간의 바이오리듬을 생각한다면 충분한 수면이 중요하고, 가능한 낮시간에 학습하며, 자기 전에는 긴장을 풀어줄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게임일수도 있고(너무 과격한 것은… 도움이 안될 수도), 네이버 만화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현재의 수험생들의 학습량을 볼 때 아침 8시에 시작해서 저녁 10시까지만 집중해서 공부한다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솔직히 1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인간의 뇌가 하루에 허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만일에 부모님들에게 “당신 하루에 12시간 앉아서 공부하세요!”라고 한다면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자식한테는… 왜….?
아무튼 저의 의견은 “수험생들에게 충분한 수면시간을 주자!”라는 것입니다. 그게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생각됩니다. 뇌도 좀 쉬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사실 뇌는 쉬지 않습니다. 우리의 몸의 골격계통이 축져서 잠을 잘 때, 뇌는 낮시간에 일어났는 일들을 정리하고 재정립하는 일을 하니까요. 이 시간에 낮에 공부한 것들이 지식으로서 축적되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