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금요일 오후이다. 어머니의 심장내과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어서 진료를 마친 후, 광주까지 가는 고속버스를 태워드리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로 갔다. 임시차라서 앞차와의 시간이 10분 간격이다. 잠시 대합실에 있는 동안 신기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네 아이의 엄마를 본 것이다. 막내는 엄마가 안고 있고, 나머지 세명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나의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간 사이에 아이들의 엄마에게 물었다.
“아이가 넷인가요?” 너무 신기해서 이렇게 질문을 했다. 엄마가 망설이듯 고개를 끄떡이면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린다. 아까부터 한칸 건너 앉아 있던 남자아이를 쳐다보는 것이었다(그 사이에 어떤 할머니가 앉아 계셔서 일행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다시 떨리는 마음으로 “혹시….. 다섯인가요?”라고 물었다. 아이들의 엄마는 “네”라고 대답한다. 또한번 놀라는 순간이었다.
그 사이에 화장실에서 온 나의 어머니를 광주로 가는 버스에 태워드리고 다시 대합실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그 가족은 아직 승차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앉아 있던 곳은 5번 승차구쪽이었다. 4번 승차구는 서울, 6번은 광주와 성남, 5번은 대구, 대전 등 지역으로 가는 버스들이의 승차구이다. 용기를 내어(?) “혹시 아이들과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대답을 약하게 한다.
따라서 찍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게 자녀가 많은 것이 너무 신기하고 놀라워서 사진에 남겨두려구요. 제가 오늘 블로그에 글하나 쓰고 싶어졌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폰으로 나의 블로그를 잠깐 보여주었다. 셀카 모드로 한 장의 사진을 찍었다. 실은 가족 전체를 찍고 싶었으나 그러질 못했다.
이 엄마의 자녀들은 아들(한쪽에 앉아 있어서 처음에 구성원인 줄 몰랐던), 아들, 딸, 아들, 딸로 구성된 가족이다. 실은 네째(사진에서 모자를 뒤집어 쓴)가 처음에 내 마음에 꽂혔다. 처음 봤던 순간부터 그 아이에 꽂혔는데, 아이는 의자 뒤쪽으로 가버렸다. 따라서 둘째(아들)에게 부탁하니 “형하고 찍으세요”라고 해서 큰 아이를 붙잡고 찍게 된 것이다.
감사하게도 셀카였지만, 첫째와 네째, 다섯째, 그리고 다섯째를 안고 있는 엄마가 카메라 앵글에 들어왔다.
실은 처음에 네 아이들을 봤을 때 아이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았다. 조용하면서도 다정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렸지만 공공장소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아이들이었다. 엄마가 억지로 컨트롤하는 모습이 없이 아이들은 그렇게 바람이 들어오는 (승차구가 열려 있어서) 대합실에서 얌전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태도와 얼굴에서 보여주는 평안함, 그리고 엄마의 얼굴이 내게 들어왔다. 선함이 느껴지는 평안한 가족이었다. 엄마를 닮아서 세 아이들은 벌써 안경을 쓰고 있었다.
내가 짐작하기엔 엄마가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신앙안에서 아이들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로 다시 되돌아 오는 차안에서 나는 행복한 웃음을 띄고 있었다. ‘연구실에 도착하는대로 빨리 글을 써야지’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급하게 글 하나를 남겨놓는다.
이 귀여운 아이들이 행복하고 지혜롭게 자라길 소망한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행복한 오후 시간이다.
반가웠습니다~~^^
덕담도 감사하구요
정말로 쓰실줄은….
와우~~~
혹시 사진속 엄마 맞죠?
너무 반갑습니다.
사진 찍혀(?) 주셔서 다시금 감사드려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어요.
저를 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전주에 사시고 실례가 안된다면
식사 대접하고 싶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요.
아들 아들 딸 아들 딸=3남2녀이구요
신랑이 개척교회 목사입니다
지금은 광주에 있구요
잠시나마 행복하게 해드렸다니 오히려 감사합니다
식사대접은 이미 받은걸로 할게요
좋은 날 되세요
다시 댓글 주셨군요…
말씀하신대로 아들, 아들, 딸, 아들, 딸… 순서대로 알고 있답니다.
네째 아들(아들로는 세번째 아들)이란 표현이예요.. ㅋ
저도 광주에서 대학을 나오고… 석박사 과정도 하고…
전주는 20년전에 교수발령을 받아서 온 것이랍니다.
벌써 20년이 지나서 제 인생중 가장 많이 산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개척교회라고 하시니…
제가 잠시 주춤했습니다. 왜 그런지 아시죠?
제가 섬기는 전주바울교회도 30년전에는 개척교회였답니다.
귀한 사역 잘 감당하실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