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동물원.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와보고 오랜만에 와보는 곳이다. 옛날 기억이 별로 안나서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오전에도 어머니의 산택을 위해 아파트를 걸었는데, 차도 계속 다니고(역주행 차량까지), 무료한 산책이라 동물원을 선택했다. 집에서 출발해서 산책 후 돌아오기까지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은 시간들이었지만, 원래의 목적대로 어머니의 걷기운동이 어느 정도 되었다.
전체를 다 둘러 볼 수 없어서 입구에서 오른쪽 방향에 있는 몇 군데만 둘러 보았다. 타조와 날짐슴들, 곰, 스라소니, 늑대, 표범, 호랑이, 사자 등 몇 종류의 동물을 둘러 보았다. 목적은 산책이었으니 동물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곰과 늑대를 보니 너무 안타까웠다. 특히 곰의 사육장은 매우 좁고 시멘트 바닥이었고, 광야를 달려야 하는 늑대는 계속해서 우리안을 맴들았는데 털의 상태나 근육의 상태가 매우 열악했다. ‘이제 여러 도시내에 있는 동물원들은 모두 폐쇄할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그들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사람들이 해야 하지 않을까?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더라도 이제는 그렇게 해야 할 듯 하다.
산책이 아니라 사색의 시간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