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30s 시승기

By | 2017년 4월 11일

반년 정도 발길을 끊었던 페이스북(facebook)을 다시 시작하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광고성 링크를 클릭했다. 인피니티(Infiniti) Q30의 시승을 신청하는 링크였다. 작년부터 관심있게 봐오던터라, 덜컥 시승을 신청하고 말았다. 금요일에 하려고 했는데, 하필 오늘처럼 바쁜 일정이 있는 날에 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회의를 끝내고 부랴부랴 전시장으로 갔다. 시승이 끝나고, 저녁을 먹은 후에 다시 두 건의 일정들이 잡혀 있는 그런 날이었다. 아내의 무릎 문제로 ‘앞으로 차량을 한 대만 운영한다면 어떤 차량으로 갈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떠올린 차량이 바로 Q30이었다. 당장 구입할 계획은 아니었지만, 차량의 특성을 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인피니티 전주전시장에 도착하자마자 전시장 밖에 있는 차로 가자고 한다. 밖에 나가서도 바로 차에 오르라고 한다. 그러나 차량을 둘러봤다. 휠과 옆라인, 트렁크와 본넷을 열어서 살펴보았다. 상시사륜인 것으로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 전륜이다. 휠은 19인치이고, 타이어폭이 무려 235mm이다. 전체적으로 GLA보다 낮게 보인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색인데 사진보다는 약간 더 엷은 색상이다. 그리고 현재 판매중이 두 버전 중 윗급 버전이었다. 아래급 차량은 전시장 안에 전시되어 있다.

인피니티 전주전시장에서 상관IC까지 국도를 왕복하는 시승이었다. 도로는 시내도로는 짧고 대부분 외곽지대의 순환도로였기 때문에 시속 150km 정도까지 운전을 해 볼 수 있었다. 딜러가 옆좌석에 타고, 동행했던 여자교수(요즈음 차를 바꾸려고 관심을 갖고 있는)가 탔다. 옆에 태웠어야 했는데… 아니면 시승을 직접 해봤어야 하는데… 아쉽다. 그 이유는 나중에…

전체적인 드라이빙의 느낌을 간략히 적어 본다.

외형은 괜찮다. 앞모습도 낮고 넓게 디자인되었고, 옆라인도 매우 유연하게 나왔다. 그렇다고 물흐르는 듯한 느낌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앞모습의 풍부한 모습을 옆라인 끝까지 유지하는 디자인은 맘에 든다. 뒷모습에서는 인피니티보다는 GLA의 DNA가 느껴진다. 그러나 램프의 모습이 날렵해서 훨씬 더 좋아 보인다. 선루프는 열리지 않는 구조이나,  개방성이 괜찮다. 안전을 위해서 중간에 바가 있다.

배기량 2천리터 터보엔진은 넉넉하다기 보다는 부족함이 없다. 추월이 필요한 경우에 박차고 나가는 느낌이 좋다. 에코모드나 스포츠모드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시내에서의 주행이나 외곽도로의 주행에서 보여주는 파워는 휠베이스 2,700mm의 차량을 끄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뜻이다. 차가 없는 도로에서는 자연스럽게 120km/h를 넘어 금새 140, 150km/h에 도달하고 만다. 더 밟고 싶었으나 도로의 차량들이 있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무튼 이 정도 속도까지는 무난하고 자연스럽게 나아간다. 요즈음 이렇지 못한 차량이 별로 없긴 하지만 말이다.

주행을 하면서 느끼는 엔진음은 조용한 편이다. 딜러의 말에 의하면, 구입자들이 “엔진소리가 큰 편이다”라고 했다는데 나는 그렇게까지 시끄럽게 느끼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말을 했다. “GLA를 한번 타봐야 이 차가 조용한지를 알게 된다”라고 말이다. 풍절음은 있는 편이나 시끄러운 편은 아니다. 풍절음이 신경쓰인다면 포지션이 더 낮은 차량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정도의 해치백(그들은 해치백이라기 보다는 CUV라고 표현을 하지만 말이다)에서는 괜찮은 수준이라고 느껴진다.

주행을 하면서 타이어가 도로를 꽉 물고 나가는 느낌은 적다. 235mm의 타이어 치고는 그립감이 조금 떨어진다. 딜러의 말로는 넌플랫타이어이어서 그렇다라고 하는데. 아마도 일반 타이어였다면 주행감이 훨씬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넌플랫타이어의 장점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에선 보험회사에 전화를 하면 금새 달려와 주는 작은 땅덩어리에선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일반타이어가 끼워져 있다면 더 주행감이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브를 감고 도는 느낌은 무난하다. 쏠림이 적은 편이다.

일반모드(에코무드)와 스포츠모드는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스포츠모드에서는 RPM이 약간 높게 세팅되어 있지만, MINI에서 보여주는 모드별 차이는 보여주지 못했다. 가속감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즉, 소리는 변하지만, 체감하는 가속감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냥 에코모드로 운전을 해도 전혀 상관이 없을 듯 하다. 더구나 차에 익숙하지 않은 시승상태라서 모드의 변경을 위해 버튼을 누르지만 현재의 모드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해 계속해서 옆좌석의 딜러에게 물어봐야 했다. “지금 무슨 모드죠?”라고. 내가 MINI에서 느꼈던 에코모드와 스포츠모드의 차이는 MINI에 대한 매력을 잊지 못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Q30은 그런 매력은 없다.

승차감은 어떨까? 내 생각에는 2,700mm의 휠베이스를 갖는 차량이 주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세미버킷시트라고 하지만, 몸통이 작은 나로선 일반 차량의 시트와 크게 다른 느낌이 없다. 윗급 차량의 가죽에 대한 느낌은 괜찮다. 아랫급 차량의 가죽은 알칸타라소재라고 하는데, 타보질 않아서 모르겠다(눈으로 보기에는 더 좋아 보이는 ㅋㅋ). 그리고 운전자의 포지션이 낮은 편이어서 괜찮다. 시트포지션 조절 버튼은 요즈음 차량들처럼 문쪽에 달려 있다. 처음 타는 차량인데도 큰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보아 괜찮을 듯 싶다. 왕복 50여분간 운전을 해 본 것이지만, 괜찮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런데 뒷좌석에 탔던 여교수는 멀미를 한다고 했다. 일단 천장이 낮고 유리창이 작고 승차감이 떨어져서 멀리를 했다며, 자신은 목록에서 Q30을 제외한다고 했다. 뒷좌석을 고려하여 차량을 고르고 있구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교수에게는 승차감이 좋은 휄베이스 2,800mm이 넘는 차량을 추천하기로 했다. 딱 한가지 차량이 떠오르긴 하다. ㅋ

일단 차량에 올라타면 시야가 괜찮은 편이다. 처음 타는 차량인데도 A필러의 걸리적거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 타는 차량의 A필러가 신경쓰이면 운전하면서 자꾸 엉덩이를 들게 되는데 이 차량은 그렇지 않다.다만, 백미러(뒷쪽 유리창을 통해서 보는)의 시야가 넓은 편은 아니다. 일단 앞면을 제외하고 옆과 뒷 유리창의 높이가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사이드미러도 크기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내가 타는 로그는 크다) 시야는 괜찮은 편이다. 거울이 큰 편은 아니지만 운전자의 눈높이에 맞추면 처음 타는 차량임에도 불편하지 않다. 또한 윗급 차량은 옆에 차량이 다가오면 경고램프가 불이 들어온다(윗급에만 있는 옵션임). 차선을 변경하는 경우에 매우 유용하다.

이렇게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전체적으로 Q30은 가족을 태워야 하는 경우보다는 혼자 타거나 둘이서 타는 차량, 즉 일반가정에서는 세컨카로 구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해치백보다는 오히려 SUV나 미니밴이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아이들이 다 자란 노인(?)에게는 적당한 사이즈라고 생각된다. 나이가 들수록 장거리 운전이 쉽지 않고, 시내 주행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이 정도 차량이면 족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크기가 큰 세단이나 SUV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해치백 시장은 무덤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가 많이 팔렸던 것을 생각한다면, 적당한 가격(GLA와 비교할 수 밖에)의 Q30은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차량을 이용하는 직장 여성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벤츠나 BMW의 마크에 대한 매력을 못벗어나거나, 일본차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당연히 눈을 다른 곳에 돌려야 한다. 또한 한가지, 만일에 AWD의 QX30이 나온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승에 친절하게 도움을 준 인피니티 전주전시장의 고건(010-3351-6533) 딜러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2 thoughts on “Q30s 시승기

  1. 김은영

    케이프타운에는 이런 디자인의 차가 많습니다.
    해치형을 더 많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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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세단형을 좋아하는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해치백은… 무덤입니다.
      왜 그런지 몰라도… 자동차하면… 세단을 무조건적으로 선호합니다.

      개인 취향이니 뭐라할 수 없으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대목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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